하이닉스 매각작업 재개… 3가지 관전포인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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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신주발행? 원매자 부담 덜수있어 ② 흥행성공? 시장변동성 커 부정적
③ LG 변수? 채권단 “최적후보”기대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작업이 지난해 2월 공개매각이 중단된 지 1년 2개월 만에 재개됐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8일 실무진 차원의 주주협의회를 열어 매각 논의를 다시 시작했다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첫 회의다 보니 매각 방식부터 시기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논의를 진행했다”며 “5월경 매각 공고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번번이 무산됐던 하이닉스 매각작업이 ‘2전 3기’ 만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하이닉스 인수합병(M&A) 추진 과정에서 눈여겨봐야 할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 매각 방식은 ‘신주 발행’으로 더 유연해져

하이닉스 주식은 5억9000만 주 규모로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을 비롯해 정책금융공사 등 채권단이 15.86%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 매각 방식은 채권단의 15.86%를 원매자에게 넘기는 방안이었다. 하지만 현 주가인 3만 원씩만 따져도 매각대금은 2조8000억 원에 이른다. 매각 대금도 문제지만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추가 자금 투자의 부담 때문에 인수후보자들이 선뜻 나설 수 없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신주(新株) 발행’ 방식이다. 채권단은 하이닉스 지분 전량을 원매자에게 넘기는 방안만 고수하지 않고 신주 발행과 구주 매각을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존 매각 방식은 인수대금이 모두 은행 및 정책금융공사에 들어가 회사에 남는 돈은 없지만 신주 발행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면 대금이 회사에 비축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를 회사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어 원매자는 부담을 덜게 된다”고 강조했다.

○ ‘흥행’ 여부에는 부정적 시선 많아

최근 현대건설 M&A는 현대자동차와 현대그룹이 달려들면서 역대 M&A 중 최대 ‘흥행’을 거뒀지만 하이닉스의 흥행 가능성은 다소 낮아 보인다는 관측이 많다. 이에 앞서 하이닉스는 2009년 9월에도 매각공모에 효성이 단독으로 참여했지만 11월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매각작업은 흐지부지됐다. 이후 반도체 경기가 급속히 호전되면서 지난해 초 재매각을 시도했지만 참여한 곳이 없어 무산됐다. 매각방식이 한층 유연해졌고, 채권단도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지만 이번에도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라는 특성상 투자비용이 엄청나게 크고, 또 시장 변동성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 채권단은 여전히 ‘LG’에 기대

M&A 시장에서는 하이닉스 인수 후보로 SK그룹과 효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LG전자, 동부하이텍 등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대부분 손사래를 치고 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도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1)’에서 “현 상황에선 하이닉스를 인수해도 시너지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여전히 LG를 최적의 후보로 판단하며 기대를 걸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하이닉스와 같은 기업을 감당할 자금력과 유동성을 갖춘 회사가 현실적으로 LG 정도밖에 없다”며 “채권단에서는 LG가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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