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매출 ‘뚝’ 수출입 中企 “우린 아직 겨울”

  • Array
  • 입력 2011년 3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 日대지진 피해 기업들, 신보 특례보증 상담 현장

신용보증기금 이순종 인천지점장(왼쪽)이 30일 인천의 한 업체 관계자와 설비를 들여
다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수출에 상당
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천=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신용보증기금 이순종 인천지점장(왼쪽)이 30일 인천의 한 업체 관계자와 설비를 들여 다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수출에 상당 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천=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일본 시장을 개척해서 올해 보증액을 해결하려고 했는데 천재지변이라는 복병을 만났네요.” 30일 인천 서구의 정보기술(IT) 관련 부품을 만드는 A업체 관계자는 현장 상담을 하러 나온 신용보증기금의 이순종 인천지점장을 보자마자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신없는 기계음과 생산라인이 쉴 틈 없이 돌아갔지만 업체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었다. 신보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본 수출입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긴급 특례보증을 실시하기로 하고 현장 탐방에 나선 것.

실제로 연매출 300억 원대의 탄탄한 중소기업인 이 회사의 최대 현안은 ‘지진’이었다. 일본의 공장들과 직접 거래를 하지는 않지만 현지 상사들을 통해 연간 수출액의 20%에 해당하는 부품을 일본에 수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업체가 거래하고 있는 도쿄, 나고야 지역의 상사들이 도요타 등 센다이(仙臺) 지역 공장에도 물품을 공급하고 있어 간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본격적인 피해가 곧 나타날 조짐이 보여 걱정이라는 것. A업체 관계자는 “일본기업은 3월 말이 결산이기 때문에 평소에도 3월에는 재고를 처리하느라 주문이 적은 편”이라며 “새로 주문이 시작되는 4월부터 지진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최악의 경우 일본 매출의 20%가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업체는 현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직원을 일본으로 급파했다. 일본 진출 4년째로 한창 영업에 탄력이 붙어가고 있었는데 이 같은 악재가 터지자 업체 관계자는 아쉬움이 큰 모습이었다. “미리 예상을 하고 대비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요. 그래도 나고야 등 피해를 보지 않은 지역에 집중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해볼 생각입니다.”

합판을 생산하는 인천의 B업체도 지진 여파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연매출 87억 원의 10%가량은 일본 수출에서 거둬들였는데 당장 일본 현지 수요가 감소하면서 주문량이 예전 같지 않다고 했다. 지난해 당기 순손실을 내 추가보증도 쉽지 않은 상태여서 고민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보름이 넘었지만 중소기업들에 이처럼 ‘지진’은 현재진행형이었다. 신보가 특례보증에 나선 이날 수출대금 피해액이 10만 달러 이상이어야 하는 등 특례보증 기준이 녹록지 않았지만 관련 기업들의 상담이 이어졌다. 신보 관계자는 “당장 특례보증을 신청한 곳은 많지 않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중소기업들의 피해를 살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지진의 여파가 하루이틀에 해결이 안 되는 일인 만큼 간접적인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18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대일(對日) 수출입 중소기업 250개사를 조사해 발표한 ‘일본 대지진 피해 중소기업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81%인 203개 업체가 직간접의 피해를 봤다고 응답했다. 특히 일본 현지 수요가 감소하면서 대일 수출업체의 피해가 48.3%로 수입업체(24.6%)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신보는 향후 보증 신청이 이어질 가능성을 감안해 긴급 특례보증을 9월까지 운용하는 한편 대상 기업에는 1년간 만기를 연장해줄 방침이다. 최대 2억 원 한도 내에서 매출액의 3분의 1이나 피해 금액 중 적은 금액을 지원하며, 보증료율도 종전보다 0.2%포인트 낮춰주기로 했다. 기술보증기금도 보증 만기를 9월 말까지로 연장하고 보증료도 0.2%포인트 인하한다.

인천=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