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장 서는 세종市… 건설업체 ‘가뭄의 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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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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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까지 행정중심도시에 36개 기관 이전

“턴키 수주가 가능한 업체는 모두 다 뛰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랜만에 나온 대형 공공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업체 간 자존심 대결이 상당합니다.”

다음 달 14일 입찰을 마감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정부청사 건립 2단계 공사 컨소시엄에 참여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막바지 설계 작업을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역시 입찰에 참가하는 다른 업체 관계자는 “3·22부동산활성화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미지수인 데다 주택경기 침체에 중동사태, 고유가·고금리까지 다중고(多重苦)에 시달리는 건설업계에는 이 프로젝트가 ‘가뭄의 단비’나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국가보훈처와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 지식경제부를 각각 1구역과 2구역으로 나누어 공사를 진행하는 정부청사 건립 2단계 사업에 국내 건설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설계기술 실력 겨룬다


2014년까지 1조6000억 원을 들여 9부 2처 2청 등 36개 기관을 옮기는 세종시 내 정부청사 이전 계획 가운데 2단계 사업에는 5300억 원의 사업비가 책정됐다. 전체 사업비의 38.4%에 달하는 액수로 2단계 사업은 3단계 이전 계획 중 가장 큰 프로젝트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1월 공공부문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달 2조5964억 원에서 1조7130억 원으로 34%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도로와 부대시설까지 합치면 사업비용이 총 22조5000억 원에 달하는 메가톤급 프로젝트가 건설업계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청사건립에만 총 1882억6600만 원의 공사금액이 책정된 1구역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GS건설, 계룡건설, 롯데건설 등 4개사가, 2566억 원이 책정된 2구역에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3개 업체가 대표사로 나서 총 21개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업계는 특히 올해 예정된 세종시 관련 주요 공사 중 유일하게 턴키방식으로 발주된 것이 2단계 사업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한 대표사 관계자는 “설계 대 가격 평가 비중을 55 대 45로 책정해 가격뿐 아니라 설계 성적도 반영함으로써 ‘정면승부’를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최저가 입찰제 방식 적용


올해는 이 밖에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발주하는 행정도시∼대덕테크노밸리 도로건설공사, 국립도서관 신축공사, 총리공관 신축공사 등 사업비 7605억 원 규모의 공사가 11건 예정돼 있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대중교통중심도로 공사, 전기 공사, 도시통합운영센터 신축공사 등 총 2493억 원 규모 14건의 사업을 발주할 계획이다. 기술제안, 최저가입찰제 등의 방식으로 발주되는 이 공사에도 모든 건설사가 ‘군침’을 흘리고 있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통상 700억 원 이하 규모의 사업에는 관심을 갖지 않지만 국가기관을 건립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노려 건설사 규모에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건설사들이 공공부문 공사에 관심을 갖는 또 다른 이유는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공사는 민간공사보다 수익률이 높지 않은 편이지만 한 달에 한 번씩 공사대금을 신청할 수 있고 공사대금의 20% 정도를 선급금으로 받을 수 있어 현금 흐름을 좋게 할 수 있다”며 “대내외적으로 리스크가 팽배한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공공사에 대한 업체 간 수주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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