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大 저팬리스크’ 국내산업 옥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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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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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우리 산업계가 일본과의 관계에서 해결해야 할 취약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며, 이웃나라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의존도가 높은 부품소재, 주력산업, 관광산업의 세 가지를 대표적인 ‘저팬(Japan) 리스크’로 꼽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산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동안 함께 흔들릴 해당 분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일본 부품 없으면 수출 코리아 타격


지난해 우리나라의 부품소재 수입액 1514억 달러(약 171조6876억 원) 가운데 일본에서의 수입은 380억9400만 달러에 이른다. 액수 기준으로 부품소재 넷 중 하나(25.2%)는 일본에 기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우리의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를 만들 때 쓰는 생산설비는 대부분 일본에서 들여온 완제품이거나 일본 부품을 국내에서 조립해 만든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의 위기=수출 한국의 위기’가 되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

당장 대지진으로 일본은 전자부품과 전기기계, 정밀기기, 수송기계의 부품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한국으로 향하는 물류도 멈춰선 상태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동차, 반도체, 선박 등 업종에 따라 1∼3개월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지만 원전 폭발로 일본 사태가 얼마나 길어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품 수입처를 미국 유럽 등지로 확대하고, 일본에서 수입하는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

○ 일본 영향 너무 큰 주력 업종


우리 산업의 주축인 자동차, 반도체, 석유화학이 일본의 영향을 지나치게 많이 받는 구조도 개선해야 한다. 일본 업체들의 사정에 따라 우리 업체의 생산량과 수출물량이 오르내리는 구조로는 안정적인 사업계획을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동일본 대지진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긴 하지만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부터 중장기 목표에 단기 시황을 연동한 시나리오 경영체제에 돌입하기로 하는 등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문제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자동차, 반도체, 석유화학 등 대일(對日) 경쟁산업 부문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여 일본의 생산 감소에 따르는 공급 차질을 보완하고 일본 산업의 부활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 일본인 없으면 관광업계 된서리


동일본 대지진에 따라 우리 관광산업이 감수해야 할 리스크도 크다. 일본인들이 관광심리 위축과 엔화약세 등으로 해외여행을 자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07년 이후 우리나라에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일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일본인이 우리나라를 많이 찾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일본 의존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 문제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관광객 가운데 일본 출신은 34.4%를 차지한 데 비해 유럽은 7.3%, 미주는 9.3%에 그쳤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독일 출신인 이참 씨가 관광공사 사장이 된 것도 일본과 중국에 편중된 우리 관광산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는 관광객을 다변화하기 위해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여행박람회인 ITB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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