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서울대 통신망 꽉 막힌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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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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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개강하는 3월 초입니다. 캠퍼스는 신입생들로 북적이고 겨우내 한적했던 강의실도 활기가 넘칩니다. 그런데 여기 좀 심하게 북적였던 곳이 있습니다. 서울대 관악캠퍼스의 통신망이었죠. 지난주 개강 직후부터 서울대에서 KT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학생과 교직원들은 통화 중 끊김 현상과 수신 불량 등이 지나치게 자주 발생한다며 문제를 호소했다고 합니다. KT는 부랴부랴 9일 오전 기지국을 한 곳 증설했습니다. 덕분에 통화 품질이 일부 개선됐지만 기지국을 한 곳 더 설치해야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리라는 것이 KT의 설명입니다.

이유는 ‘아이폰’이었습니다. 지난해 9월 KT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처음 시행한 이후 8월까지만 해도 1인당 332MB(메가바이트)에 그쳤던 아이폰 사용자의 데이터통신 사용량이 겨울방학 이전인 11월까지 636MB로 급증했으며 방학 때인 12월과 올해 1월에는 730MB대에 이르렀기 때문이죠. 아이폰은 대학생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스마트폰입니다. 게다가 KT가 최근 판매하는 신형 스마트폰인 HTC의 ‘디자이어HD’ 등은 1인당 사용량이 1.2GB가 넘는다고 합니다. 새 스마트폰을 구입한 신입생들이 캠퍼스로 대거 몰리면서 통신망에 부담이 된 겁니다.

또 다른 원인도 있었다고 합니다. ‘서울대학교’라는 스마트폰 앱(응용 프로그램)이었죠. 서울대 기지국을 설치하는 KT의 네트워크 담당자는 “캠퍼스에서 스마트폰을 쓰는 학생이라면 거의 모두 쓰는 앱이 있는데 그게 서울대학교 앱”이라며 “학교 지도를 보여주고 수강 시간표도 볼 수 있어 학기 초에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한 한 원인이 됐다”고 설명합니다.

이 앱을 만든 건 와플스튜디오라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동아리입니다. 이들은 강의동과 식당을 하나하나 표시한 학교 지도를 만들고, 도서관 대출정보도 검색하게 했습니다.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는 하버드대에 다니며 페이스북의 초기 모델인 ‘페이스매시’라는 웹 서비스를 만들었다가 하버드대 인터넷망을 다운시킬 뻔했습니다. 이 학생들도 나중에 그런 ‘큰일’을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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