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리포트 확대경]김학균 대우증권 연구원 “경기하강에도 주가 오른건 수출-내수 양극화 탓”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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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경기선행지수가 1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경기 회복이 주식시장에 호재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지난해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2010년에는 줄곧 경기선행지수가 하강하는 가운데서도 주가가 꾸준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역으로 경기가 상승 반전하는 국면에서도 주가가 조정을 받지 말란 법이 없다. 최근 국내 경기선행지수와 주가가 이렇게 제각각 움직였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 김학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왜 경기선행지수는 가끔씩 주가와 다르게 움직일까’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경기선행지수와 주가가 철저하게 반대로 움직였던 현상을 일반적으로는 유동성의 관점에서 해석한다. 즉, 경기는 하강했지만 글로벌 저금리 기조 아래에서 풍부한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런 설명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지적한다. 중요한 것은 상장업체들의 순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고 경기가 하강하는 국면에서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는가 하는 점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 연구원은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라는 관점에서 경기와 주가의 탈동조화(디커플링)를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수출 증가율은 줄곧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의 신장세를 유지했고 연간 무역수지 흑자도 사상 최대였다. 하지만 수출의 온기가 내수로 옮겨오지 못해 양극화가 심했다. 원화가치 절상 요인이 강했음에도 일본 엔화(12.8%)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3.2%의 절상률은 수출업체에는 우호적 환경이었지만 내수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는 경기선행지수가 상승 반전했음에도 수출, 내수의 양극화 문제로 주가가 떨어졌던 1989∼90년의 상황과 비슷하다. 김 연구원은 “어떤 이유에서였건 수출과 내수의 극심한 양극화가 나타나면 경기선행지수의 주가 연계성이 떨어지게 됨을 1989∼90년, 2010년의 여러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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