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이게 궁금해요]물가 오르면 어떻게 되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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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나라 살림 팍팍해져 서민들 큰 고통

최근 부모님과 함께 장을 보러 간 적이 있는 친구라면 물건 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 날씨 등으로 채소 가격과 국제 기름값이 폭등하면서 관련되는 다른 물건값들도 차례대로 오르게 돼 많은 사람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이처럼 개별 물건의 가격이 오르게 되면 ‘거래되는 모든 물건의 평균 가격’을 뜻하는 물가도 오르게 됩니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적당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물가가 지나치게 오르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물가가 오르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 수요가 증가함으로써 생기는 인플레이션과 기름값과 같은 국제 원자재 가격 등이 올라 생기는 인플레이션입니다. 물가가 오르게 되면 가정 경제뿐 아니라 나라 경제 전체적으로도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우선 고정된 월급으로 생활을 꾸려가는 가정은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이 줄어들어 살림살이가 팍팍해집니다. 나라 전체적으로도 소비, 투자, 수출 등 경제를 성장시키는 활동이 위축돼 사람들의 생활이 더 쪼들리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잘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양극화가 심해지기도 합니다. 부동산이나 금과 같은 실물자산을 많이 가진 부유층은 인플레이션이 닥쳐도 충격이 덜하지만 일반 서민은 상대적으로 더 어려움을 겪기 때문입니다.

또 전쟁과 같은 비상사태가 일어난다면 물가가 한 해에 몇 배나 오르는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정부가 전쟁 보상금을 내기 위해 돈을 많이 찍어내면서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했습니다. 이때 사람들은 수레에 돈을 가득 싣고 다녀도 빵 한 조각밖에 살 수 없었고 돈의 가치가 너무 떨어져 장작 대신 종이돈으로 불을 때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물가가 크게 오르면 국민이 큰 고통을 겪게 되므로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다른 대부분의 나라도 물가 안정을 정책의 우선순위에 두고 있으며 중앙은행은 시중에 돌고 있는 돈의 양을 미리미리 잘 조절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박지수 한국은행 교육개발팀 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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