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에다 2년넘게 부은 피같은 돈”… 수백명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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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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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축銀영업정지에 분통

“내 돈 돌려달라” 북새통 17일 오전 영업정지를 당한 부산저축은행 본점(부산 동구 초량동)은 맡겨둔 예금을 찾으려는 고객들로 이날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이 은행 각 지점마다 이날 수백 명의 고객이 몰렸다.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내 돈 돌려달라” 북새통 17일 오전 영업정지를 당한 부산저축은행 본점(부산 동구 초량동)은 맡겨둔 예금을 찾으려는 고객들로 이날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이 은행 각 지점마다 이날 수백 명의 고객이 몰렸다.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17일 오전 금융당국으로부터 6개월 영업정지를 당한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저축은행 부산본점 3층 건물. 예금자 수백 명이 몰려와 “내 돈 내놔라”고 항의했다. 예금자 대부분은 60, 70대 노인들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경비를 강화한 데다 출입문마저 굳게 닫혀 예금자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부산저축은행 북구 화명지점과 사하구 하단지점, 해운대구 센텀시티지점에도 예금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본점을 찾은 김모 씨(64)는 “30년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퇴직금 1억1000만 원과 2년 동안 이자까지 꼬박꼬박 맡겼는데 무슨 이런 날벼락이 다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옆에 있던 김모 씨(71·여)도 “혼자 살면서 모은 돈과 집을 팔아 전 재산 1억4000만 원을 맡겼는데 이 일을 어떻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그동안 매월 이자를 받아 생계를 꾸려왔는데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며 “당장 지난달 받은 무릎 수술비 500만 원도 마련할 길이 없다”고 눈물을 흘렸다. 정모 씨(62)는 “오늘이 적금 만기일인데 이런 청천벽력이 어디 있느냐”며 “내 돈 내놔라”고 고함을 질러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인출 절차 설명듣는 고객 17일 오전 영업정지 조치로 문이 닫힌 대전저축은행 서울 명동 지점. 셔터가 내려진 정문 앞에서 한 직원이 예금을 찾기 위해 몰려든 고객들에게 앞으로의 예금 인출 절차를 설명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인출 절차 설명듣는 고객 17일 오전 영업정지 조치로 문이 닫힌 대전저축은행 서울 명동 지점. 셔터가 내려진 정문 앞에서 한 직원이 예금을 찾기 위해 몰려든 고객들에게 앞으로의 예금 인출 절차를 설명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부산저축은행에 5000만 원 이상을 맡긴 예금 가입자는 4740명(약 1592억 원)으로 알려졌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는 5000만 원 이하 예금자는 6만8000여 명에 수신 규모는 3조2500여억 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저축은행 측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리금 합계가 5000만 원 이하까지는 가입 당시 이율대로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영업정지 소식이 전해진 대전저축은행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이날 오전 10시 반 대전 중구 선화동 대전저축은행 본점에도 예금자 30∼40명이 몰려왔다.

대전저축은행에는 이날 하루 종일 “원금은 보장이 되느냐”는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점포 안에 들어간 일부 고객은 저축은행 측의 부실을 성토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따금 고성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정상 출근한 저축은행 직원들은 예금 업무가 정지됐지만 고객들의 항의와 문의에 일일이 답변하느라 하루 종일 정신이 없었다. 대전 둔산지점을 비롯해 충남 천안, 서산, 논산지점에도 종일 고객들의 문의전화와 항의 방문이 이어졌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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