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글로벌 금리인상’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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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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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최고 0.75%P 추가인상 전망… WSJ “亞신흥국도 인플레와 전쟁”

중국이 올 들어 처음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경보’를 울리자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번 금리 인상은 중국의 물가 상승 추세가 심상치 않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세계 각국의 통화당국은 신흥국으로 인플레가 전이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5%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앞으로 한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소 0.25%포인트에서 최대 0.7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9일 ‘중국, 추가 금리인상 영향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이 앞으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도의 긴축은 자제하겠지만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엄정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중국 리스크 평가와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중국이 0.75%포인트를 더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엄 연구원은 “중국은 통화량 팽창만으로 올해 물가상승률이 5%에 이를 것”이라며 “여기에 임금 상승과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고려하면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식료품 가격도 오를 조짐을 보여 긴장을 더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8일 중국 북부 화베이(華北) 평원에서 겨울 강설량 부족으로 겨울밀 수확량이 급감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국을 비롯해 신흥국들이 중국에 이어 선제적인 금리 인상조치로 인플레 억제에 나설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은 9일 ‘아시아 통화들도 인플레 전쟁에 동참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말레이시아 링깃화와 대만 달러화 가치가 8일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며 “이런 가운데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11일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많은 애널리스트가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9일 금융투자협회는 채권시장전문가 162명을 대상으로 금리인상 여부에 대한 전망을 설문한 결과 75.9%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물가가 상승할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지난달 금리를 올려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요한 것은 물가 상승 추세”라며 “기대 인플레 확산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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