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싼 한국의 수입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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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4일 2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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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녀온 이탈리아에서 한국의 수입 의류와 잡화가 얼마나 비싼지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19일 입국한 개그맨 신정환의 패딩 점퍼 브랜드 '몽클레르'. 1930년대 프랑스에서 출발했지만 2003년 이탈리아 기업가 레모 루피니 씨가 사들여 이제는 이탈리아 브랜드가 됐습니다. 19일 밀라노의 매장에는 이미 올해 봄 신상품인 얇은 패딩 점퍼가 걸려 있었죠. 짧은 길이의 가장 싼 점퍼가 380유로(약 57만 원). 이미 '신정환 효과'로 붐비던 23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몽클레르 매장에서는 같은 제품이 89만 원이었죠. 국내 수입 판매가가 이탈리아 현지 판매가의 1.6배입니다.

지난해 결혼한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신혼여행길에 들었던 가방 브랜드 '발렉스트라'. '이탈리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이 브랜드의 작은 사이즈 토트백은 밀라노에서 약 100만 원인데 비해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는 무려 290만 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몽클레르는 신세계 인터내셔널, 발렉스트라는 제일모직이 수입해 팝니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요즘 공개석상에 자주 발렉스트라 가방을 들고 나옵니다. 삼성가(家) 여성들과 친한 장-고 부부가 일부러 이 가방을 들고 공항에 나타났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제일모직은 '릭 오웬스', '토리 버치', '콤 데 가르송' 등 여러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판매가격이 지나치게 높지 않느냐는 지적에 제일모직 관계자는 "관세와 백화점 수수료(매출의 30%) 때문에 수입 브랜드의 국내 판매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도 대기업이라면 해외 명품 브랜드 수입보다는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의 경쟁력을 키워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관세청은 24일 "지난해 해외에서 400달러 이상 물건을 구입해 관세가 부과된 건수가 전년에 비해 128% 증가했다"고 했습니다. 대기업도, 백화점 바이어도 국내로 들여올 해외 브랜드 '발굴'에만 신경 쓰는데 해외에서 400달러 이상 물건을 사 온 사람을 누가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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