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3곳 회장 3월 임기만료…“후임 누가 되나”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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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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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위원장, 우리-신한-하나 중 한곳에?

“금융권에서 강만수 대통령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은 이제 ‘변수’가 아니라 ‘상수(常數)’가 됐다. 강 위원장이 어디로 가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들은 최근 금융권을 강타하고 있는 ‘인사(人事) 태풍’과 관련해 강 위원장의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우리, 하나, 신한 등 주요 금융지주회사 회장 후보군에 강 위원장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관료 가운데 이른바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관료를 ‘마피아’에 빗댄 용어)의 대부 격이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강 위원장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후속 인사 태풍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이렇다 보니 금융권 고위 인사들마저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한다.

○ 다음달 금융회사 4곳 CEO 윤곽

현재 금융권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곳은 우리금융그룹이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이종휘 우리은행장, 박영빈 경남은행장 직무대행, 송기진 광주은행장 등 우리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가 3월 말로 모두 끝난다. 이 회장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 강 위원장이다. ‘관치(官治) 금융’, ‘낙하산 인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56.97%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이므로 ‘못할 이유도 없다’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그러나 우리금융의 오랜 숙원인 민영화 작업의 물꼬를 튼 이 회장의 유임 가능성도 만만치 않다. 우리금융은 28일 이사회를 열어 이르면 이달 말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강 위원장은 신한금융지주 특별위원회가 인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 후임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신한금융 사태로 극심한 혼란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외풍(外風)을 막아줄 강력한 리더십의 소유자가 후임으로 와야 한다는 게 이런 관측의 배경이다. 하지만 신한금융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재일교포 주주들은 관료 출신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강 위원장과 함께 신한금융의 회장 후보로는 류시열 현 회장 직무대행,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홍성균 신한카드 부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후임 후보군에도 강 위원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경우 외환은행 인수 후속 작업을 벌이고 있어 조직 안정 차원에서라도 김 회장,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등 CEO 3인방이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도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 금융당국, 국책 금융기관장도 교체


금융권 인사 태풍은 민간 금융회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금융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금융감독원의 김종창 원장 임기가 3월로 끝남에 따라 후임 금융감독 수장(首長)이 누가 될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용환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둘은 행정고시 23회 동기로 자타가 인정하는 금융정책통이다.

권 부위원장이 금감원장으로 이동할 경우 후임 부위원장 자리는 김주현 금융위 사무처장,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 최종구 금융위 상임위원 등이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도 3월 주총 전에 재선임되거나 물러날 가능성이 높고, 공석이 된 한국수출입은행장에 누가 선임될지도 관심사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책 금융기관은 CEO가 바뀌면 대규모 후속 인사가 이어지고, 고위간부들은 살아남기 위한 ‘눈치싸움’으로 업무는 사실상 개점휴업인 경우가 적지 않다”며 “금융산업 경쟁력을 키우려면 CEO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이 도입돼 예측 가능한 인사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고 밝혔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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