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뜬 업종… 2011 뜰 업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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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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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창업 시장은 한마디로 조용했다. 각종 경제 지표들은 다소 살아났지만 서민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어 창업 시장도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했다. 창업 시장의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소비자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한 일부 아이템은 성장세를 보였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커피전문점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저렴한 한 끼를 찾는 소비자들을 위한 국수나 도시락전문점도 인기를 끌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자전거나 워킹슈즈 판매점의 창업 바람을 일으켰다. 》
○ 커피전문점, 국수전문점이 떴다

왼쪽부터 카페베네, 닐리리맘보, 에코미스트.
왼쪽부터 카페베네, 닐리리맘보, 에코미스트.
올해 가장 주목받은 아이템은 단연 커피전문점이다. 도심 중심 상권, 주택가 동네 상권을 가릴 것 없이 커피전문점이 들어섰다. 매출 부진에 시달리던 음식점이나 주점 등의 업종 전환도 많았다.

창업자들이 커피전문점을 선호하는 이유는 사계절 수요가 꾸준해 안정적 운영이 가능한 데다 이미지가 깨끗하기 때문이다. 토종 커피 브랜드들이 성장하면서 창업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는 점도 창업 수요를 뒷받침했다. 토종 브랜드 가운데 ‘카페베네’는 메뉴와 인테리어 등에서 새로운 콘셉트를 적용한 것이 호응을 얻으며 450여 개 가맹점을 개설하는 등 커피전문점 창업 열기를 주도했다. ‘엔제리너스’ ‘할리스’ ‘탐앤탐스’ 같은 토종 브랜드들도 커피전문점 창업 붐에 일조했다.

불황에 따라 저렴한 투자비와 안정적인 운영이라는 이점을 내세운 소자본 창업 아이템에 대한 관심도 컸다. 특히 생계형 창업자들을 중심으로 33m² 내외 점포에서 1억 원 이내의 비용으로 시작할 수 있는 국수전문점과 도시락전문점 등의 창업 바람이 불었다.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간단한 식사를 많이 찾기 때문에 창업자와 수요자의 요구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주점 시장에서도 비교적 창업비용이 저렴한 치킨호프 업종이 인기를 끌었다. 참숯바비큐치킨호프인 ‘훌랄라’의 경우 월평균 15∼20개의 가맹 계약이 체결됐다.

건강 열풍에 따라 여가, 레저 아이템도 인기를 끌었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거나 레저스포츠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늘면서 자전거 판매점이 많이 생겼고, 걷기 열풍으로 워킹슈즈 판매점도 늘었다. 여성 전용 헬스클럽이나 집 근처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스크린골프방도 많이 생겼다. 주거 환경을 개선해 주는 실내환경 관리 사업도 무점포,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받았다.

○ 시니어 창업, 복합 매장이 뜬다

왼쪽부터 자바시티, 카페띠아모, 치킨매니아.
왼쪽부터 자바시티, 카페띠아모, 치킨매니아.
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창업에 대한 관심은 2011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취업이 어려운 청년들은 물론이고 본격적으로 은퇴시기를 맞이한 베이비부머 퇴직자들이 인생 2막을 준비하기 위해 창업에 눈을 돌리고 있어 신규 창업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니어 창업자들은 어느 정도 자금력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운영이 수월하면서도 수익성 좋은 창업 아이템에 관심이 높다. 본사에서 가맹점에 전문 요리사를 파견해주는 방식(파스타와 피자 전문점 ‘일마지오’ 등)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점포를 직접 운영하지 않고 일정 금액을 점포에 투자해 수익을 얻어가는 투자형 창업도 늘고 있다. 기술과 자금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 커피전문점 ‘자바시티’가 이 같은 위탁경영 창업 방식을 취하고 있다.

소비 회복세가 더딘 발걸음을 보이면서 컨버전스 점포나 원스톱 매장 등과 같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는 복합매장의 인기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점포 내에서 다양한 수요를 창출해 점포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다. 업종과 무관하게 카페형 점포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치킨이나 족발처럼 카페와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점포들도 속속 카페형으로 변신하고 있다. 유럽풍 카페 분위기의 치킨호프전문점인 ‘치킨매니아’, 퓨전 족발을 선보이는 ‘토시래’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프랜차이즈 산업 활성화에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 등도 창업 시장의 호재다. 정부는 ‘프랜차이즈 산업 활성화 방안’에 이어 ‘프랜차이즈 수준평가 체계 마련과 맞춤지원’ 정책을 내놓는 등 프랜차이즈 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창업은 가맹본사의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고 물류를 비롯해 사업운영 노하우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초보 창업자의 경우 모든 것을 창업자가 직접 챙겨야 하는 독립 창업보다는 좀 더 수월하다. 하지만 일부 부실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비용 등을 지나치게 많이 받거나 가맹점 모집을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폐업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옥석을 꼼꼼히 가려야 한다.

내년에 급격한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창업 시장에 과도한 기대를 거는 것은 금물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예비 창업자들은 변화하는 시장 흐름을 미리 읽고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업종을 골라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초보 창업자는 무엇보다 안정성에 주안점을 둔 창업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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