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차이나 6개월… 中사업 본궤도 진입

  • Array
  • 입력 2010년 12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SK가 7월 해외 시장 개척의 승부수로 띄운 ‘SK차이나’가 출범 반년을 맞았다. SK는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포트폴리오가 내수 중심으로 짜여 ‘수출 덕’을 못 보는 기업. 양대 주력 계열사인 텔레콤과 에너지의 국내 시장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레드오션’이라는 점도 SK의 근심거리였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SK가 띄운 승부수가 바로 SK차이나였다.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해 독립적인 전진 기지를 만들고, 이를 국내 각 계열사와 연계해 SK의 해외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SK차이나는 출범 초기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부진했다. 재계에서는 초기 실적이 워낙 안 좋아 SK차이나 임원들이 대폭 갈릴 것이라는 소문과 SK의 개별 사업들이 중국에 진출했다가 고배를 마신 전력 등이 자꾸 거론됐다.

그러나 최근 SK차이나 특유의 ‘현지 완결형 의사결정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차이나의 의사 결정과 사업 실행이 독립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SK에너지, SK텔레콤, SK네트웍스의 핵심 경영진을 SK차이나 각 사업 부문의 회사 내 회사(CIC) 사장으로 배치하고, 중국인 임원 비율도 높였다. SK차이나 관계자는 “최근 중국 사업의 의사결정 구조가 현지 중심으로 정착되면서 실행력이 크게 높아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결정 구조와 인력이 현지화되면서 중국 시장에 맞는 포트폴리오도 갖춰지고 있다. 환경, 전기차, 모바일 사업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 SK차이나는 지난달 환경 및 신에너지 분야의 중국 최대 국영기업인 CECEP그룹과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어 수처리, 폐기물처리 분야에 진출할 교두보를 만들었다. 전기차 제조업체인 CT&T와 손잡고 베이징자동차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SK텔레콤과 SK가스 등 각 계열사의 중국 시장 공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박영호 SK차이나 사장은 “중국이 SK의 신성장 문제를 해결할 핵심 지역인 만큼 그룹 차원의 전략인 ‘실행 가속화’를 추진하는 시범지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 모델을 찾고, 우수 인재를 확보해 중국 사업의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