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Books]부자들의 부자마인드, 진작 알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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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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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균 논설위원의 추천! 이번주의 책

<잘 벌고 잘 쓰는 법> 랜들 존스 지음·강주헌 옮김. 320쪽·1만4800원·부키
<잘 벌고 잘 쓰는 법> 랜들 존스 지음·강주헌 옮김. 320쪽·1만4800원·부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며칠 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선정한 올해의 사상가(thinker)로 뽑혔다. 올해 세계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상가 100명을 선정했는데 이 중에서 공동 1위를 한 것이다. 포린폴리시는 선정 이유를 “세계 각국과 유엔 같은 국제기구가 지구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을 때 기업가의 혁신정신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세계 최고의 부자가 최고의 사상가가 된 것도 처음일 것이다.

540억 달러를 가진 투자가 워런 버핏과 순자산만 470억 달러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보여준 대안은 ‘기부’였다. ‘재산의 절반을 기부한다’는 점에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다른 나라 부자들에게도 ‘기부정신’을 전했다. 바로 이 점이 두 사람을 다른 기업가와는 달리 사상가로 만든 것이리라. 역시 돈을 벌기보다는 어떻게 쓰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

막대한 재산으로 기부 활동에 앞장서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왼쪽)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미국 내 알부자 100여 명을 인터뷰한 ‘잘 벌고 잘 쓰는 법’의 저자는 “부자들은 부자가 되는 첫 번째 비결로 ‘돈을 좇지 말라’는 역설적 교훈을 제시했다”고 말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막대한 재산으로 기부 활동에 앞장서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왼쪽)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미국 내 알부자 100여 명을 인터뷰한 ‘잘 벌고 잘 쓰는 법’의 저자는 “부자들은 부자가 되는 첫 번째 비결로 ‘돈을 좇지 말라’는 역설적 교훈을 제시했다”고 말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이 책에는 부자가 되는 비법은 나와 있지 않다. 부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생활을 하는지가 그려져 있다. 저자는 미국 내 100개 도시의 최고 부자를 찾아내 미국 전역을 돌며 그들을 인터뷰했다. 1년 이상 100여 명의 알부자를 만나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해 부자들의 공통점을 정리한 것이다. 부자들의 ‘해부서’인 셈이다.

록펠러, 포드, 카네기 같은 미국의 전통적 부호의 후손은 제외됐다. 상속받은 부자들이 아니라 맨주먹으로 시작해 오늘날 미국에서 최고 부자가 된 이른바 ‘자수성가형’이다. 이들의 순자산은 최소 1억 달러, 평균 35억 달러 이상이다. 100명의 재산을 전부 합치면 3550억 달러로 미국 국부의 7.4%나 된다. 이들 최고 부자의 81%는 고향에서 사업하는 이른바 ‘토박이 부자’다. 부자가 되기 위해 뉴욕이나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살아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석유사업으로 1970년대에 미국의 부자 1위에 올랐던 폴 게티는 ‘부자 되는 법’이란 책에서 부자가 되기 위해 가져야 할 자질로 세 가지, 즉 지식과 실력, 그리고 운을 꼽았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백만장자가 될 수 없다면서 ‘백만장자 마인드’ 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돈은 거름과 같다. 골고루 널리 사용하지 않으면 악취가 진동한다”고 하기도 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부자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 것일까.

부자가 되는 비결의 첫 번째 덕목은 역설적이지만 ‘돈을 좇지 말라’는 것이다. 저자가 만난 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과연 진실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저자의 결론은 이렇다. 돈은 무척 중요하다. 단지 성공의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써 중요할 뿐이다.

그렇다고 돈을 벌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돈을 좇지 말고 그 대신 가치를 창조하라는 것이 제1의 계명이다. ‘돈은 가치 창조에 따른 즐거운 보상’이라는 것이다.

뜻밖의 계명도 있다. ‘일찍 일어나라’ ‘목표를 정하지 말고 실행하라’ 같은 것이다. 고령화시대에 눈에 띄는 대목은 ‘은퇴는 없다’라는 마지막 계명이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한국이 스마트폰 경쟁서 뒤지는 이유▼

<스마트하지 않은 스마트 전쟁> 박헌용 지음. 232쪽·1만3000원·동아E&D
<스마트하지 않은 스마트 전쟁> 박헌용 지음. 232쪽·1만3000원·동아E&D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빠른 추종자(Fast Follower)로서 아이폰을 바람처럼 따라잡을 수 있을까.” 정보기술(IT) 분야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저자는 최근의 스마트폰 열풍을 보며 이렇게 묻는다. 그는 IT 강국인 한국이 스마트폰 경쟁에선 유독 뒤처진 현상을 보며 전문가로서 시장을 진단한다. 그리고 “아이폰은 수많은 음악 출판 영상물 등의 저작권업체와의 협상으로 얻은 콘텐츠와 다양한 앱이나 응용서비스 분야에서의 차이를 내세우고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애플이 구축해온 건전한 생태계를 우리 기업들이 단시간에 구축하기는 정말 어렵다”고 분석한다.

실제 애플이 보유한 앱은 22만 개, 안드로이드 진영은 5만 개 정도다. 저자는 한국이 뒤처진 원인으로 연구개발(R&D)은 뒷전이고 고객 유치 경쟁에만 치우친 업계의 불건전한 풍토를 들면서 콘텐츠 개발과 해외 시장 개척 등에 좀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반면교사로 삼을만한 경영 성공모델▼

<3不전략> 이병주 지음. 260쪽·1만3000원·가디언
<3不전략> 이병주 지음. 260쪽·1만3000원·가디언
세계 최강국이라고 자처하는 미국. 그러나 미국도 베트남에서 끝내 이기지 못하고 철수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승리의 주인공은 보응우옌잡 장군. 이에 앞서 그는 1954년 프랑스와의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프랑스 역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패배를 안기기도 했다.

잡 장군의 전략과 위상은 카이사르, 나폴레옹 등에 비견될 만하지만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다. 경제연구원에서 전략과 마케팅을 연구했던 저자는 잡 장군의 전략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경영에 접목할 수 있는 ‘승자의 조건’을 뽑아냈다.

3불(不) 전략으로 대변되는 이 조건들은 ‘회피 전략-시점 차별화’ ‘우회 전략-시장 차별화’ ‘혁파 전략-사업 차별화’다. 저자는 이를 활용해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을 책의 전 영역에 소개한다. 이동통신 초창기에 시간을 잘 끌며 힘을 키운 국내 기업, 파는 개념을 뒤집어 빌려주는 정수기를 들고 나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기업 등이 그 예다.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는 사례도 함께 소개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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