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코리아 파워]이재균 해외건설협회장이 말하는 건설 코리아 앞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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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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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선진국 업체와 당당히 겨뤄 2011년에도 해외낭보 이어질것”


《올 한 해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진출이 그 어느 해보다 활발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실적은 2008년 491억 달러를 뛰어넘어 사상 최대인 연간 620억 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로 취임 2년째를 맞는 이재균 해외건설협회장은 다음달 7일 ‘해외건설 플랜트의 날’ 기념행사를 앞두고 “이제는 기술력에 걸맞는 금융과 정보 동원 인프라를 갖춰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정보와 금융 인프라 절실


그는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건설사업 분야에서 보여준 성과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국내 건설업계는 1965년 해외 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4000억 달러가 넘는 공사를 수주했으며 2008년부터는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기존 수출 주력상품이었던 조선, 자동차,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의 실적을 추월했다. 이 회장은 “해외건설은 국가경제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되었고, 선진국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에까지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해외건설 분야가 또 다른 ‘한류’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했다. 그는 “현재 녹색성장과 관련된 도시수출, 원전, 고속철도 등 수주분야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제 해외건설은 단순한 건설공사를 넘어 상품과 문화 등이 포함된 복합 수출상품으로 발전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2년의 재임 기간 이 회장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부분은 해외건설업에 대한 정보와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뛰어난 시공능력에 비해 정보와 금융지원이 선진국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앞으로 글로벌 수주전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정보력과 금융동원 능력”이라며 “해외 정보망 강화와 금융지원 확대를 위한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협회 차원에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2009년에는 독립국가연합(CIS)의 중심 지역인 카자흐스탄에 해외지부를 설치했으며, 올해는 앞으로 새로운 건설시장으로 떠오를 아프리카의 가나와 중남미의 멕시코에 사무실을 열었다. 또 아시아의 거대 국가인 인도와 메콩 강 유역의 캄보디아에도 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장은 “현지 사무실은 특히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중소건설사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금융동원 확대를 위해 정책연구실을 새로 만들고 글로벌 인프라펀드와 같은 정부의 금융지원시스템 구축에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해외 수주 이어지려면 중동에 편중된 사업 다각화 필요”


그는 “2011년에도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상승 모드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건설협회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축으로 한 중동과 싱가포르, 인도 등 아시아 국가에서의 수주가 계속 늘어나는 데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들도 원전과 대규모 주택개발 등 초대형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탄소 등 녹색성장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높은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원자력발전 등 신에너지 개발, 그리고 물, 폐기물 처리 등의 환경산업을 중심으로 한 세계 곳곳의 발주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 분야에 우리 건설사들이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국내 건설사들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일본 중국 등 경쟁국 건설사들 역시 공격적인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어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해외건설 수주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지나친 중동 위주의 수주와 해외건설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우리 기업들이 중동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세계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부터 발주가 줄고 있다”며 “아프리카나 중남미, CIS 등에서도 고른 수주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지역은 막대한 자원 보유량에 비해 우리 업체들의 진출이 적은 만큼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해외건설 분야에 특화된 금융지원 시스템을 만들고 정부의 적극적인 외교적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외건설협회는 세계 건설시장의 규모가 5000억 달러로 추산되고 매년 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장은 “이미 국내 건설사들의 시공능력과 프로젝트 관리력, 정보기술(IT) 관련 경쟁력을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국내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국내 건설업체들에 무궁무진한 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정치와 문화적 배경이 다른 해외에서 기간이 오래 걸리고 많은 돈이 투입되는 건설사업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회장 역시 “자체 능력 여부를 떠나 아무런 준비 없이 무턱대고 국내보다 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해외시장에 나가는 것은 금물”이라며 건설사들에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그는 “치밀한 시장조사와 현지화 전략을 세우는 게 필수며 우리만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를 선별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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