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마이너스’… 대출금리 ‘도돌이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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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올렸는데 시중금리 내리고 물가는 뛰어

한국은행이 4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예금금리는 제자리 걸음을 하며 ‘마이너스’ 금리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출금리도 기준금리 인상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21일 한은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최고금리(1년 만기)는 지난달 말∼이달 초 연 3%대 중반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 ‘슈퍼 정기예금’이 3.40%, 우리은행 ‘키위 정기예금’이 3.45%, 신한은행 ‘월 복리 정기예금’이 3.55%, 하나은행 ‘3·6·9 정기예금’이 3.60% 등이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1%였던 점을 고려하면 실질금리는 ―0.55∼―0.70%로 계산된다.

이들 정기예금 상품은 기준금리 인상 후인 19일에도 변동이 없거나 0.1∼0.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이번 달 물가상승률이 3% 중반만 기록해도 여전히 마이너스 금리인 셈이다. 7월 한은이 17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을 때 같은 상품의 금리는 3.70∼4.00%였다. 기준금리가 올랐음에도 예금금리는 오히려 떨어진 셈이다.

대출금리도 소폭 올랐다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민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금리는 3.76∼5.16%로 7월과 같은 수준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4개월 동안 0.16%포인트가량 올랐다 최근에는 다시 7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올 들어 기준금리가 두 차례에 걸쳐 0.50%포인트 인상됐지만 시중금리는 답보를 거듭하고 있는 모양새다. 물가상승률만 2.6%에서 4.1%로 1.5%포인트 뛰었다. 전문가들은 국외에서 유동성이 꾸준히 공급되고 있는 데다 장기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효과가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가계의 이자수입은 줄고, 대출 이자비용은 늘었다. 저금리 기조로 대출액이 증가한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도시 근로자 가구의 재산소득(이자소득) 실질 증가율은 올 1분기 3.2%에서 3분기 ―32.2%로 급락했다. 이자비용 증가율은 1분기 13.9%에서 2분기 15.6%로 높아졌다 3분기에 10.9%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가 좀처럼 오르지 않으면서 단기 예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연말 단기 예금 만기가 집중돼 있어 금융권 자금 흐름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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