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D-3]해당국 언어 → 영어 → 14개 언어 ‘릴레이 통역’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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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39명 등 60명 활약… B20땐 한국어가 기축언어

25개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모이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세계 각국 언어의 성찬이 벌어진다. G20 정상회의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등 다른 정상회의와 달리 통역사의 섭외부터 배치계획, 지휘·감독까지 전 과정을 주최국이 주도하도록 돼 있어 이번 서울 정상회의는 ‘통역 한국’의 자존심을 세우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독특한 이중통역 시스템

이번 G20 정상회의는 국제회의에서 보편적인 ‘릴레이 통역’이 이뤄진다. 예컨대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어로 발언하면 한국 통역이 기축언어인 영어로 옮기고 이를 다시 각국 정상의 통역사들이 해당 언어로 바꿔주는 동시통역 방식이다.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 통역이 제공되는 언어만 해도 14개다. 한국인 통역사 3명과 나머지 13개 언어를 담당할 외국인 39명 등 대부분 경력 20년 이상의 통역사 42명이 각국 통역부스에서 회의를 지원한다. 회의장 바깥의 다양한 행사 지원을 포함하면 전체 60여 명의 통역사가 이번 회의에서 활약한다.

이번 정상회의의 통역부문 자문을 맡은 김지명 컨벡스코리아 대표이사는 “한국통번역사협회가 각국 통역사를 섭외하고 초청하는 등 역할을 맡았다”며 “각국에서 가장 뛰어난 통역사를 지정한 뒤 상대국 정부로부터 OK 사인을 받아내는 등 꼼꼼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G20 비즈니스 서밋(B20)에서는 G20 정상회의와 달리 외국인 통역사 없이 모두 한국인 통역사들이 각국 언어로 릴레이 통역을 한다. B20의 기축언어는 한국어다. 가령 발언자가 아랍어로 말하면 이를 한국어로 옮기고 다시 각국 청취자의 언어로 전달한다. ○ 막후 협상엔 근접통역 활용

수많은 정상이 모인 회의라고 해도 중요한 결정의 물꼬는 종종 회의장 구석에서 삼삼오오 모이는 비공식 모임에서 트이곤 한다. 환율 문제 등 민감한 이슈들이 도사리고 있는 이번 회의에서도 비공식 모임이 그만큼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바로 뒤에서 속삭이듯 통역한다고 해서 ‘위스퍼링(whispering) 통역’이라 불리는 근접통역을 활용하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영어를 구사하는 다른 정상들과 긴밀한 협상을 하는 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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