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채권 동반강세… 내년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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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유동성 장세 지속… 주식이 유리”

올해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자산시장에서 주식과 채권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지만 내년에도 같은 구도가 이어질까? 연말이 다가오면서 내년을 대비한 투자 아이디어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속속 나오고 있다. 내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역시 ‘유동성’이지만 채권보다는 주식시장이 더 강세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29일 ‘내년 농사는 지금부터’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보다 내년 주식시장 전망이 더 좋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는 유동성에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이어지는 기업들의 실적이라는 것.

현재 가계와 기업이 보유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현금 비율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남유럽 재정위기, 미국의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위기, 환율 갈등이 불거지면서 금융시장 시스템 붕괴에 대한 의혹의 시선이 지속되는 점이 투자 대상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대표 안전자산인 금은 너무 값이 올랐고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안전자산만으로 자산을 운용하기에는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 여기에다 다음 달 2일 미국에서 2차 양적완화가 시행되면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신흥시장으로 몰리는 외국인투자가의 자금과 함께 국내 자금도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채권시장으로 몰려 주식과 채권의 동반 상승이 가능했다”며 “하지만 곧 경기선행지수가 저점에 이를 것이기 때문에 경기상승기에는 주식시장이 훨씬 강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시기에는 기업의 평가가치(밸류에이션) 상승에 주목하라고 지적한다. 김 연구원은 “올해 국내 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내년에는 증가세가 둔화되더라도 올해와 비슷하거나 좀 더 높은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이익의 성장이 정체되더라도 밸류에이션 상승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국내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 50조 원대에 올라선 2004년보다 이익규모가 비슷했던 2005년 주가상승폭이 훨씬 컸다. 이는 사상 처음 100조 원에 가까운 이익을 달성할 올해보다 내년을 더 기대하는 이유다.

수출주보다는 내수주에 더 관심을 두라는 조언도 나왔다. 올해 국내 기업들의 호실적은 고환율 효과가 컸기 때문에 저환율이 지속될 내년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종목보다는 내수주나 중국시장 수출주가 더 좋아 보인다는 것. 또 중소형주와 코스닥도 주목할 만하다.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코스피 대형주가 달궈진 이후에는 항상 온기가 중소형주와 코스닥 종목에까지 이어진 전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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