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칼럼]도쿠가와, 히딩크, 로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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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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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감독이었던 제리 로이스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한국을 떠났다. 부임 후 3년 연속 팀을 4강에 진출시켰지만 포스트시즌의 성과 미흡으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롯데는 2008년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지난해와 올해는 두산 베어스에 졌다. 특히 올해 2연승 후 내리 3연패해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점이 결정적이었다.

구단 측은 이제는 4강이 아니라 우승을 노릴 때이며 감독의 단기전 운용 능력에 실망했다는 뜻을 밝혔다. 물론 프로 팀의 존재 이유는 우승이다. 롯데는 무려 18년간 우승을 못했다. 또 팀의 핵심 선수인 이대호는 내년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로이스터 감독을 통해 4강권 전력을 갖췄으니, 이대호 선수가 있을 때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판단은 전략적 타당성을 지닌다.

문제는 로이스터 감독이 진짜 단기전에 약한지를 검증할 만한 시간이 있었느냐다. 가을 야구에선 원래 정규 시즌 하위 팀이 상위 팀을 이기기가 쉽지 않다. 6개월이 넘는 정규 시즌의 성적이 더 좋았다는 건 그만큼 상위 팀의 전력이 하위 팀보다 탄탄하다는 뜻이다. 2년 연속 4위 롯데를 이기고 올라간 3위 두산도 지난해와 올해의 2위 팀인 SK와 삼성에 패했다. ‘야구의 신’으로 불리는 김성근 SK 감독조차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1위였던 기아에 졌다.

로이스터 감독 부임 전 롯데가 자주 4강에 올랐다면 그의 가을 야구 성적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롯데는 그런 팀이 아니었다. 그가 오기 전 롯데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 8개 구단 중 8, 8, 8, 8, 5, 7, 7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냈다. 이 때문에 3년 연속 4강에 들며 안정적 기반을 갖춘 지금부터가 그의 단기전 운용 능력을 평가할 진정한 기회라고도 볼 수 있다.

새로운 지도자로 바로 우승을 노리겠다는 구단의 결정은 우려도 낳는다. 새 지도자가 ‘No Fear’로 대표되는 로이스터의 선 굵은 야구가 아닌 번트 작전 등 스몰 볼을 추구하는 감독이라면 로이스터 스타일에 익숙해진 선수단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승계관리 전략도 다소 부실했다. 재계약 불가라는 속내를 품었으면 일찍부터 감독 인선을 준비해야 했다. 하지만 다른 구단과 계약 기간이 남았거나, 실적 부진으로 물러난 사람들이 하마평에 오르다 결국 1군 감독 경험이 없는 양승호 전 고려대 감독이 새 수장이 됐다.

비단 스포츠계뿐 아니라 경영계에서도 단기 성과에 대한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 1950년대 평균 10년에 달하던 미국 최고경영자(CEO)들의 재임 기간은 최근 3년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독일의 피터 드러커라 불리는 헤르만 지몬 박사에 따르면 강소 기업, 즉 히든 챔피언 기업 CEO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무려 20년에 달한다. CEO에게 결정적 흠결이 있다면 그 즉시 교체하는 게 옳다. 하지만 단기 성과에 집착해 CEO를 교체하는 일은 탁월한 조직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별명은 한때 ‘오대영’이었다. 취임 초 5-0으로 참패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실망해 축구협회가 그를 바로 해임했다면 월드컵 4강 신화는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일본 전국시대에 천하통일을 이룬 인물은 새가 울지 않을 때 새의 목을 쳤던 오다 노부나가도, 꾀를 써서 새를 울게 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도 아니었다. 새가 울 때까지 미련하게 기다렸던 도쿠가와 이에야스였다.

하정민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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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축된 기업가정신… ‘氣 UP’할 묘책은?
스페셜리포트

한국이 1960년대부터 급속한 경제성장을 해온 배경에는 기업가정신을 가진 기업가들과 정부의 역할이 컸다. 한국의 경제성장 과정은 기업가정신이 발휘된 전형적인 모습이다. 기업가정신은 현재 상황과 미래 지향 사이에 부족, 결핍, 격차가 클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현재의 자원은 부족하지만 미래의 기회를 보고 그 기회를 추구할 때, 그 자원 격차를 메워 가는 노력이 바로 기업가정신이다. 기업가정신은 기회에 대한 집요한 추구이자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도전과 탐험의 여정이다. 2000년 이후 한국의 기업가정신은 여러 요인으로 인해 위축되는 모습이다. 금융제도나 사업기회 등 인프라나 생태계 측면에서, 인재역량의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현대 경영학의 거장 피터 드러커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정신이 강한 나라”라고 말했다. 한국은 역동적인 나라로 그 역동성의 뿌리는 바로 기업가정신이다. 배종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가 기업가정신을 북돋울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카리브해 작은 어촌마을 칸쿤의 기적
▼City Innovation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세계적인 명승지를 꼽을 때 멕시코 칸쿤을 빼놓을 수 없다. 온난한 열대성 기후를 갖고 있는 칸쿤의 너비 400m 정도의 곱고 긴 7자형 산호섬 해변에는 특급 호텔들과 수십 개의 리조트, 쇼핑센터들이 늘어서 있다. 호텔존으로 불리는 해변에는 140개의 호텔과 380개의 레스토랑이 자리 잡고 있다. 에메랄드 빛 바다에서는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 페러세일링 같은 해양스포츠는 물론이고 골프 같은 일반 스포츠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약 50년 전인 1960년대 칸쿤은 인구 100명에 불과한 카리브 해의 작은 어촌 마을에 불과했다. 하지만 정부가 관광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멕시코 정부는 관광객이 접근하기 쉽도록 상하수도, 전력, 고속도로 등 사회간접시설을 구축하고 국제공항을 건설했다. 또 삼엄한 경비 체제를 갖춰 ‘안전한 관광지’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컨설팅 대표가 칸쿤의 성공요인을 분석했다.

소셜미디어 마케팅 투자수익 거두려면?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트위터, 블로그 등 소셜 미디어가 현대인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주요 마케팅 및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기업들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과연 소셜 미디어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소셜 미디어의 투자 수익률을 효과적으로 측정하려면 전통적인 투자수익률 접근방법을 바꿔야 한다. 기업의 마케팅 투자를 강조하고 고객의 반응을 기준으로 투자수익률을 산출하지 말고, 고객이 느끼는 소셜 미디어 활용 욕구부터 평가해야 한다. 그 다음, 고객이 기업의 브랜드를 대하는 과정에서 소셜 미디어에 얼마만큼 투자하는지 측정해야 한다. 소셜 미디어 마케팅 활동으로 인한 다음 달의 판매 증가뿐 아니라 기업의 소셜 미디어 투자가 장기적으로 안겨줄 수익도 고려해야 한다. 또 고객 반응에 좀 더 즉각적으로 대처하는 온라인 지원으로 인한 비용 감소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MIT 슬론 매니지먼트리뷰 코너에서 소셜 미디어 마케팅의 투자수익률 계산에 대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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