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절대결핍’ 3가지가 시장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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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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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특정 순간에 절대결핍을 느끼면 이유를 막론하고 지갑을 연다. 대표적인 절대결핍으로는 불확실성, 소중한 사랑, 자기 고양 욕구를 들 수 있다. 절대결핍을 건드리지 못하는 상품은 잠깐은 뜰 수 있어도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힘들다. DBR 자료 사진
소비자들은 특정 순간에 절대결핍을 느끼면 이유를 막론하고 지갑을 연다. 대표적인 절대결핍으로는 불확실성, 소중한 사랑, 자기 고양 욕구를 들 수 있다. 절대결핍을 건드리지 못하는 상품은 잠깐은 뜰 수 있어도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힘들다. DBR 자료 사진
올 상반기 국방과학연구소는 총기 앞부분에 권총을 붙여 좌우로 꺾을 수 있는 굴절형 소총(코너샷)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총신이 꺾여 있어 사수가 벽이나 모퉁이 뒤에 숨어 적에게 노출되지 않은 채 총을 쏠 수 있다. 시야에서 벗어난 적들을 저격하는 데도 안성맞춤이다.

어떻게 이런 제품이 만들어졌을까. 이는 생명과 관련한 ‘절대결핍’과 관련이 있다. 전장에서 다른 사람은 모두 죽더라도 나는 살아야 한다는 욕구가 수천 년간 무시됐다. 그래서 이런 제품이 필요했고 오랜 연구 끝에 굴절형 소총이 만들어졌다.

전장에서 생명에 대한 절대결핍이 작용하는 것처럼 일반 소비생활에서도 절대결핍이 끼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성공한 제품은 대부분 절대결핍을 건드렸다. 절대결핍을 건드리지 못하면 잠깐은 뜰 수 있어도 지속적으로 생존하기는 힘들다.

소비자가 특정 순간에 절대결핍을 느끼면 이유를 막론하고 지갑을 연다. 장기적인 성공을 원한다면 반드시 절대결핍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 시장을 관통하는 대표적인 절대결핍은 크게 ‘불확실성 회피’, ‘소중한 사랑’, ‘자기 고양 욕구’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 불확실성 회피 심리 자극

최근 유기농 과자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정 브랜드는 시장에 나오자마자 5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성공 이유는 대한민국 엄마들의 절대결핍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아기를 둔 엄마들은 과자 때문에 진퇴양난에 빠진다. 건강에 좋지 않은 식품첨가물로 인해 과자의 안전을 확신하지 못하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과자를 좋아하지만 엄마는 먹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걸 해결해 준 게 유기농 과자 시리즈다. 유기농 과자를 출시한 업체들은 안전한 원료로 제대로 만들었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고 엄마들은 불확실성을 제거해 준 이런 제품에 가격이 비싸더라도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사람들은 불확실성을 매우 싫어한다. 어떤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이익이 많더라도 미래가 불확실하다면 그것을 고를 확률은 뚝 떨어진다. 따라서 신제품을 기획하거나 마케팅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 소비자가 느끼는 불확실성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 사랑에 대한 갈망에 부응하는 마케팅

생명에 대한 절대결핍으로 탄생한 굴절형 소총. 총신이 꺾여 있어 적에게 노출되지 않으면서 총을 쏠 수 있다. DBR 자료 사진
생명에 대한 절대결핍으로 탄생한 굴절형 소총. 총신이 꺾여 있어 적에게 노출되지 않으면서 총을 쏠 수 있다. DBR 자료 사진
마스터카드는 ‘소중한 사랑’을 주제로 한 광고로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약 10년간 지속되고 있는 ‘프라이스리스(Priceless·돈으로 살 수 없는 감동의 순간)’ 마케팅 캠페인이 그 예다.

프라이스리스 캠페인 가운데 대표적인 광고에는 갓난아이의 발바닥을 클로즈업해 놓고 ‘당신의 딸아이가 첫 걸음을 떼는 걸 보는 순간의 즐거움이란…. 그것은 값으로 따질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마스터카드가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소중한 대상에 대한 사랑이다. 현대인의 삶은 힘겹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바로 소중한 사랑이다.

당신의 제품이 어느 영역에 있든지 감동이 느껴지는 소중한 사람과의 사랑을 접목해 보라. 그러면 소비자는 반응할 것이다. 과거 오리온 초코파이의 ‘정(情)’이 그랬고 경동보일러가 그랬다. 남은 문제는 나의 제품과 소중한 사랑을 어떻게 접목해야 하는가이다.

○ 자기 고양 욕구 공략

사람은 언제 자살충동을 느낄까. 자신이 더는 멋진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했을 때다. 스스로 생각해도 내세울 게 없다면 존재 이유가 없어진다. 이 말을 뒤집으면 사람은 언제나 잘난 척하고 싶어 한다는 뜻이다. 이를 ‘자기 고양 욕구(Need for Self-Enhancement)’라고 한다. 사람을 움직이는 주요한 원동력이다.

어리면 어린 대로, 늙으면 늙은 대로 잘난 맛에 살아간다. 늦은 밤 술집에서 같은 얘기를 하고 또 하는 사람들의 가슴 밑바닥에는 무슨 결핍이 숨어 있을까. “나 멋진 사람이야. 이건 네가 인정해야 해.” 이 말을 하고 싶은 거다.

소비자들은 실제 필요보다 기능이 더 많고 비싼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소비자들에게 “어떤 제품이 필요한가”라고 질문하면 불필요한 기능은 빼고, 싸고 실용적인 제품이 필요하다고 답한다. 하지만 실제 구매 순간에는 비싼 제품을 산다. 사람은 스스로 멋져 보이는 곳에 돈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케터들이 해야 할 일은 어떻게 소비자의 ‘잘난 맛’을 살려줄 수 있는가이다. 구매 전, 구매 중, 구매 후, 사용 후, 이 모든 순간에서 소비자의 자기 고양 욕구를 충족시켜 줘야 한다.

신병철 WIT 대표 bcshin03@naver.com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68호(2010년 11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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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마케팅 투자수익 거두려면?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트위터, 블로그 등 소셜 미디어가 현대인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주요 마케팅 및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기업들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과연 소셜 미디어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소셜 미디어의 투자 수익률을 효과적으로 측정하려면 전통적인 투자수익률 접근방법을 바꿔야 한다. 기업의 마케팅 투자를 강조하고 고객의 반응을 기준으로 투자수익률을 산출하지 말고, 고객이 느끼는 소셜 미디어 활용 욕구부터 평가해야 한다. 그 다음, 고객이 기업의 브랜드를 대하는 과정에서 소셜 미디어에 얼마만큼 투자하는지 측정해야 한다. 소셜 미디어 마케팅 활동으로 인한 다음 달의 판매 증가뿐 아니라 기업의 소셜 미디어 투자가 장기적으로 안겨줄 수익도 고려해야 한다. 또 고객 반응에 좀 더 즉각적으로 대처하는 온라인 지원으로 인한 비용 감소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MIT 슬론 매니지먼트리뷰 코너에서 소셜 미디어 마케팅의 투자수익률 계산에 대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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