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流에도 한국 브랜드 인지도 부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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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10개국 온라인 설문… 79개 업종중 22개만 5위권

아시아에 사는 15∼64세 3400명에게 업종별로 첫 번째와 두 번째로 생각나는 브랜드 이름을 물었다. 조사 결과 한국 브랜드는 전체 79개 업종 중 22개 업종에서만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그나마 가전제품만이 1위에 올랐을 뿐이다.

시장조사업체인 TNS가 잡지 ‘미디어’와 공동으로 최근 호주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중국 일본 한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주요 10개국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해 25일 나온 결과다. 국가별로 300명 이상이 답했다. 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설문이지만 답은 전 세계 어떤 브랜드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주류 담배 금융 소매점 의류 식음료 레스토랑 전자제품 미디어(인터넷) 여행 잡화를 총망라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브랜드들은 전자제품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강세를 보였고 롯데가 껌과 캔디 등에서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과 서울우유가 2위에 올랐지만 현대자동차가 5위에, 네이버와 다음은 각 4위와 5위에 턱걸이하는 등 다른 분야에서는 약세를 보였다. 1위를 한 브랜드는 LG전자가 유일했다.

아시아에 한류(韓流)열풍이 불고 있는데도 한국 브랜드 성적이 좋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아시아 시장이 가깝다고 해서 결코 쉬운 시장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세계 소비를 이끄는 미국이 소비를 줄이고 유럽이 재정난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신흥 소비시장으로 부상하는 아시아는 글로벌 기업의 각축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류열풍이 분다고 해도 이미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은 미국 브랜드 및 유럽 브랜드와 경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지환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한국 기업의 성장모델은 중저가 시장 공략이었다”며 “지금은 삼성과 아모레퍼시픽 등이 고가 전략을 내세우지만 아직까지 ‘메이드 인 코리아’는 매스티지(대중시장과 고급시장의 중간)로 보는 정도고 프리미엄은 유럽 미국 일본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한국 식품이나 화장품이 인기가 있지만 유럽 브랜드를 더 높게 평가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각 브랜드에 한국만의 스토리와 전통 등 무형의 가치를 담아 해외 브랜드와 차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혁명과 다양한 디지털 기기가 출연하면서 시장점유율이나 기존의 브랜드 충성도보다 소비자의 일상을 얼마나 점유하느냐가 기업의 생존열쇠가 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제일기획 커뮤니케이션연구소 김원석 박사는 “브랜드 파워가 낮은 기업이 쓰기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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