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사태 2년… 금융사는 망해도 CEO는 건재

동아일보 입력 2010-09-17 03:00수정 2010-09-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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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AIG-메릴린치 前CEO… 회사 옮겨 거액 연봉 받아
‘기업은 사라졌으나 경영자는 건재하다.’

2년 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금융위기로 월가의 여러 금융회사가 무너지거나 다른 회사에 흡수 합병됐다. 하지만 이들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나 임원들은 여전히 살아남아 거액의 보수를 받고 있는 경우가 많다.

금융위기의 주범인 리먼브러더스의 리처드 풀드 전 CEO는 맨해튼에 본사를 둔 경영컨설팅업체인 매트릭스 어드바이저스를 운영하며 여전히 월가를 활보하고 다닌다. 그는 5월에는 레전드 시큐리티스라는 소규모 증권회사에 합류했다. 이 증권회사는 풀드 전 CEO가 이 회사에서 어떤 직책을 맡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와 연계된 파생상품을 판매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내 파산 위기에 처했던 미국 최대 보험회사 AIG의 마틴 설리번 전 CEO는 이달 초 보험 브로커 회사인 윌리스그룹 홀딩스의 부회장으로 영입됐다. 설리번 전 CEO는 이 회사에서 해외의 대규모 고객회사를 전담하는 해외영업 파트를 책임지게 된다. 윌리스 측은 설리번 전 CEO 영입을 발표하면서 “그가 AIG를 경영하면서 쌓은 경험, 전문적인 지식, 인맥 등을 활용해 자신의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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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합병될 당시 메릴린치의 CEO였던 존 테인 씨는 올해 2월 대형 대부업체인 CIT그룹의 CEO로 취임했다. 그는 CIT에서 연봉 600만 달러를 받고 있다. 테인 전 CEO는 메릴린치를 인수한 BoA에 잔류했다가 합병 직전 메릴린치 직원들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2009년 1월 BoA를 떠났다.

CEO뿐 아니라 임원도 대부분 살아남았다. 뉴욕타임스는 15일 금융위기 당시 파산했거나 정부의 긴급 지원을 받은 대기업에서 일하던 이사들이 오늘날에도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는 사례가 많다고 보도했다.

16년 동안 AIG에서 일하다가 이 회사가 파산 위기에 처하기 직전에 물러난 마셜 코언 씨의 경우 지난해 뉴욕의 투자은행인 글리처&컴퍼니에 이사로 영입됐다. 베어스턴스에서 이사로 일했던 헨리 비넨 씨 역시 글리처사가 영입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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