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칼럼]‘착한 마케팅’ 성공하려면

동아일보 입력 2010-09-11 03:00수정 2010-09-11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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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뿐 아니라 기업 차원에서도 기부나 자선 활동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마케팅 활동을 공익과 연관시키는 ‘대의명분 마케팅(CRM·Cause-Related Marketing)’도 그중 하나다. 상품 판매액의 일부를 결식아동 돕기에 활용하거나 이자 소득의 일부를 자선사업에 사용하는 금융상품 등이 대표 사례다. 하지만 이런 ‘착한 마케팅’ 활동이 큰 성과를 거두는 사례는 드물다. 소비자의 반응도 차가울 때가 많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데버러 스몰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 등은 2007년 기부에 대한 인간 심리 및 행동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A그룹에는 “말라위에선 현재 300만 명의 아이가 기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잠비아 역시 300만 명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선 1100만 명 이상에 대한 식량 조달이 시급한 실정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제시하며 기부를 요청했다. 반면 B그룹에는 “여러분이 기부하신 돈은 말라위에 있는 일곱 살 소녀 로키아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로키아는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재정적 지원으로 로키아의 삶은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제시했다. 아무런 시각 이미지를 제공하지 않은 A그룹과 달리 B그룹에는 어린 로키아의 사진도 함께 제공하며 기부를 독려했다. 실험 결과는? B그룹의 평균 기부금액이 A그룹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300만, 1100만이라는 숫자의 위력보다 사진을 통해 전달된 한 소녀의 삶이 훨씬 큰 호소력을 가진 셈이다.

이 실험은 ‘인식 가능한 희생자 효과(identifiable victim effect)’라는 개념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즉, 인간은 숫자로 나열된 ‘통계적 생명(statistical lives)’보다 우리 눈에 보이는 ‘인식 가능한 생명(identifiable lives)’을 구하는 쪽에 더 열중한다. 대량학살 보도에는 종종 무감각하면서도 쓰나미로 자녀를 잃은 어머니의 참담한 모습을 담은 TV 인터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건 이 때문이다.

공익을 지향하는 많은 마케팅 활동이 기대했던 것보다 낮은 성과를 보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공익성을 너무 부각한 나머지 제품 본연의 기능과 품질에 소홀했을 수도 있고, 애당초 잘 팔리지 않는 제품에 공익성을 입혀 반짝 매출 상승을 꾀하려던 기업의 ‘꼼수’가 원인이 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공익성을 부각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려는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바라보면 인식 가능한 희생자 효과는 마케팅 전문가들이 곰곰이 생각해볼 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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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업체가 ‘이 제품의 판매 수익 일부는 결식아동 돕기에 사용됩니다’라는 정도의 무미건조한 문구를 사용한다. 이런 문구만으로는 소비자들의 감성에 불을 붙이기에 부족하다. 기부에 대한 의사 결정은 이성이나 논리보다 감성에 좌우된다. “여러분이 구입하시는 이 제품의 수익 중 5%는 강원도 철원에서 부모님 없이 할머니와 함께 사는 초등학교 2학년 이나래 학생에게 돌아갈 것입니다”라는 식의 구체적 메시지를 사진과 함께 제시한다면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방실 미래전략연구소 기업가정신센터장 smil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65호(2010년 9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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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가격 30% 내렸더니 마진율 3배로 쑥… 왜?
스페셜 리포트/의미 있는 고객만 추려 핵심사업과 결합하라

유럽 최고의 트레일러 제조업체인 슈미츠 카르고불은 최근 10년간 제품 가격을 30% 내렸다. 하지만 이 회사의 마진율은 같은 기간 2%에서 7%로 세배 이상으로 늘었다. 가격을 내리면 마진율이 줄어든다는 통념을 깬 것이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는 ‘포기를 통한 성장’이 그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여러 개의 제품군을 네 가지로 단순화하는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생산성과 매출액을 덩달아 올렸다는 설명이다. 1990년대 중반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는 유럽 각국의 가전회사를 인수하면서 브랜드가 15개로 늘어나자 ‘브랜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치밀한 고객 조사를 통해 집중 공략해야 할 목표 시장 3곳을 정의하고, 브랜드 개수도 3개로 줄였다. 1996년 마이너스였던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브랜드 구조조정 덕분에 8.1%포인트 늘었다. 이번 호 DBR는 핵심 사업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객, 제품, 브랜드,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분석했다.

네모난 얼음덩어리를 둥근 그릇에 넣으려면
▼CEO를 위한 인문고전 강독


여러분 앞에 네모난 얼음과 둥근 그릇이 있다고 상상해보라. 이 얼음을 그릇에 억지로 우겨 넣으려 하면 얼음이 깨지거나 그릇이 깨질 수있다. 얼음은 ‘네모’라는 고착된 자의식을 버리고 ‘둥근’그릇을 수용해야 그릇과의소통이 가능해진다. 얼음과 같은 마음이 고체(固滯) 상태의 마음이라면, 물과 같은 마음은 쇄락(灑落) 상태의 마음이다. 쇄락은 온갖 시름과 고뇌가 씻은 듯이 사라져 맑아진 마음 상태다.얼음과 물이 각각 다른 실체가 아닌, 하나의 실체가 가지는 두 모습이다. 얼음과 같은 마음이나 물과 같은 마음 모두 우리 마음의 두 가지 모습이다. 얼음처럼 굳어진 마음을 물처럼 부드럽게 만들면 우리는 성인(聖人)의 마음에 이를 수 있다. 이번 호 DBR는 성리학의 대가 주희(1130∼1200)가 스승인 이통의 가르침을 책으로 묶은 연평답문이 우리 삶에 주는 시사점을소개했다.

산학협력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7가지 열쇠
▼MIT 슬론매니지먼트 리뷰


기업과 학교가 손을 잡으면 굉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 로봇공학업체의 산학협력 프로젝트 매니저는 연구개발(R&D) 부서 근무자였다. 사내에서 산학협력 프로젝트는 기초 연구에 불과해 회사의 실제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기에는 미미할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 매니저는 제조부문직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차세대 로봇 공학 연구 결과를 제조 공정에 통합시키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또 프로젝트의 효율적인 진행 방향에 대한 조언도 들을 수있었다. 이처럼 산학협력에서는 직원들의 경계를 넘어서 원활하게 토의를 이끌어내는 프로젝트 매니저의역할이 중요하다. 이들의 네트워크 다양성은 지식 전수를 한층 수월하게 한다. 따라서 외향적이어서 사람들과의 교류를 즐겨야 한다. 이 때문에 한 회사의 산학협력 프로젝트 매니저는 명함에 ‘수렵-채집(hunter-gather) 전문가’라는 직함을 표시하기도 한다. 산학협력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7가지 방법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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