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균 대우증권 전략팀장 “1년 단위 주가-GDP 상관관계 거의 없어 …"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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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둔화한다고 주가 못오르는건 아냐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주가는 반드시 경제성장률과 동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경기가 둔화할 수는 있지만 기업 이익이 크게 나고 있는 한국의 주가는 오히려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0일 ‘성장이 둔화한다고 주가가 못 오르는 것은 아니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장기적으로 주가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수렴하지만 1년 단위로 보면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1950년부터 지난해까지 60년 동안 연간 주가상승률이 연평균 7.0%, GDP 성장률은 연평균 6.9%로 장기적으론 주가와 GDP 성장률이 수렴됐다. 하지만 1년 단위 주가상승률을 보면 GDP와의 상관계수가 ―0.16이었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높고 0에 가까울수록 관련성이 낮다는 뜻으로 마이너스면 상관관계가 아예 없다는 뜻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1980년부터 지난해까지 주가는 연평균 10.2% 상승하는 동안 GDP는 연평균 12.4% 성장했다. 하지만 1년 단위로 본 주가와 GDP의 상관계수는 ―0.07이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김 팀장은 주가는 ‘모멘텀(성장추세)’에 더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의 GDP 성장률은 0.2%에 불과했지만 종합주가지수는 49.7%나 뛴 게 대표적인 사례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터널을 지나 세계적으로 경기가 돌아서고 한국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주가는 기대치를 미리 반영해 크게 올랐던 것. 반면 올해 기업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GDP 성장률은 5.9%(대우증권 전망치)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코스피는 강보합 수준의 등락에 그치고 있다.

기업의 실적과 GDP의 관계가 약해진 측면도 있다. GDP는 기업들의 해외 성과까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적과 GDP의 관계가 약해졌고, 기업 실적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주가와 GDP의 관계도 느슨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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