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컴퓨터 전쟁 불붙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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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아이덴티티탭’ 출시… 삼성-LG전자도 곧 공개

사진으로 봤을 땐 작은 ‘아이패드’처럼 보였다. 30일 KT가 공개한 태블릿컴퓨터(키보드 없이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조작하는 개인용 컴퓨터) ‘아이덴티티탭’의 첫인상이었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패드와는 많이 달랐다. 아이패드는 화면 크기가 9.7인치로 종이책 크기였지만 이 제품은 화면이 7인치로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였다. 또 카메라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휴대전화와 비슷한 기능도 갖췄다. 이 제품은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사용한 태블릿컴퓨터 가운데 국내에서 처음 판매되는 제품으로 국내 기업인 엔스퍼트가 만들고 KT가 판매한다.

○ ‘애플 대 구글’ 태블릿으로 이어지나

아이덴티티탭은 국내 태블릿컴퓨터 시장의 본격 경쟁을 알리는 첫 신호탄이다. 당장 삼성전자가 다음 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가전쇼 ‘IFA 2010’에서 ‘갤럭시탭’이라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컴퓨터를 내놓고 LG전자도 4분기(10∼12월)에 “아이패드보다 뛰어난 태블릿컴퓨터를 내놓겠다”고 호언장담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HP, 에이서, 델 등 세계적인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태블릿컴퓨터를 최근 선보였거나 곧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말 국내에서 아이폰 열풍이 불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구글과 손잡고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았다. 그래서 태블릿컴퓨터 시장에서도 이런 안드로이드 열풍이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국내에선 일단 통신사들이 보급에 적극적인 게 특징이다. KT는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와이브로’에 월 2만7000원 요금제로 2년 약정 가입하면 아이덴티티탭의 기기 값을 받지 않는다. 약정을 하지 않으면 기기 값은 43만 원이다. SK텔레콤도 다음 달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을 판매할 예정인데 비슷한 형태의 약정을 하면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LG U+(유플러스)도 LG전자의 태블릿컴퓨터를 판매할 예정이다.

○ 안드로이드 태블릿컴퓨터의 문제

하지만 이날 선보인 아이덴티티탭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태블릿컴퓨터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화면이었다. 아이패드는 9.7인치 크기로 실제 단행본 종이 크기의 화면을 보여준다. 처음 발매됐을 때도 크고 선명한 화면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반면 안드로이드 태블릿컴퓨터는 대부분 포켓북 크기(5∼7인치)의 화면을 사용한다. 아이덴티티탭과 갤럭시탭은 7인치이고 델의 ‘스트리크’라는 태블릿컴퓨터는 5인치다.

아이패드는 LG디스플레이가 만드는 ‘IPS’라는 방식의 액정표시장치(LCD)를 쓰는데 IPS LCD는 여러 각도에서 봐도 화질에 큰 차이가 없고 색상이 선명하고 또렷하다. 특히 터치스크린을 사용할 경우 화면 위에서 손가락을 움직일 때 압력에 따른 화면 변화가 거의 없다. 다른 회사들도 이 LCD를 쓰고 싶어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IPS LCD를 아이패드용으로만 공급하기도 바쁠 정도다. 경쟁 제품은 사실상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만드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화면이 유일하다. 하지만 SMD 관계자는 “7인치보다 큰 화면을 만들려면 대량생산 설비가 필요한데 차세대 AMOLED 생산라인이 완공돼야 경제성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산설비는 내년에나 완공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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