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세시장 다시 꿈틀… 대규모 신규단지 노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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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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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최근 전반적인 주택경기 침체 여파로 아파트 매매와 마찬가지로 하락세를 보였던 전세시장은 지난주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은 편이다. 또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에 당장 아파트를 구입하기보다는 전세계약을 한 번 더 하려는 수요가 몰리는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 가을 앞두고 전셋값 상승 반전

17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8월 둘째 주 전세가격은 서울 0.04%, 인천 0.03% 각각 올랐다. 서울은 강남구가 0.09% 오르며 전셋값 상승을 이끌었다. 부동산경기가 예년 같지는 않지만 인근 전세 물량이 넉넉하지 못하다 보니 가격을 올려도 세입자들은 뾰족한 수가 없다. 일부 집주인은 가을 이사철 등을 대비해 미리 전세가를 올려서 내놓기도 한다.

보통 전세 계약기간이 2년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전세금은 이미 많이 오른 상태다. 본지가 스피드뱅크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0.02% 떨어졌지만 전셋값은 오히려 0.05% 상승했다. 강남구 전셋값은 0.10% 상승했고 강남구의 대체 수요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광진구와 송파구 역시 각각 0.10%, 0.09% 올랐다. 경기지역도 매매가는 0.09% 하락했지만 전셋값은 0.03% 올랐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미도2차 아파트 135m²의 매매가는 1억 원가량 낮아졌지만 전셋값은 8000만 원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리센츠 158m²는 매매가가 1000만 원 오르는데 그쳤지만 전셋값이 1억5000만 원이나 뛰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사철을 앞두고 재계약을 해야 하는 세입자들은 집주인이 전셋값을 올릴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회사원 최모 씨(39)는 “같은 동 주민은 6500만 원 오른 가격에 재계약했다”며 “10월 초 재계약을 해야 하는데 얼마나 올려달라고 할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 입주물량 몰린 지역에 관심

전문가들은 대거 입주물량이 몰려 있는 지역으로 눈을 돌릴 것을 조언한다. 주택경기 침체로 잔금을 모두 내고 입주하기를 꺼리는 계약자들이 새 아파트를 전세시장에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은평구에서는 지난주 전반적인 전셋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9월 은평뉴타운 단지에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전세금이 0.06% 떨어졌다. 성북구도 7월 길음뉴타운 단지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공급물량이 많다 보니 길음동과 종암동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0.14% 하락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임병철 과장은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으면 주변 아파트 전세물건까지 같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수요에 비해 갑자기 공급이 늘어나면 일시적으로 전세가 더 싸게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단 입주가 마무리되고 2년 뒤 재계약 시점이 되면 다시 전세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전세 계약만을 생각한다면 아파트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른 주거 형태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도 있다. 연립이나 빌라, 다가구 등 주택들도 최근에는 깨끗하고 저렴한 전세물건들이 많이 나와 있다. 신혼부부나 1인 가구 등 가족 구성원이 많지 않다면 오피스텔도 고려해볼 만하다.

서울 이외의 수도권으로 눈을 돌려보면 선택의 폭은 더욱 커진다. 대중교통 여건이 좋고 단지규모가 큰 아파트들도 1억∼2억 원이면 전세 계약을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 군포시와 용인시에 입주를 앞둔 아파트 단지가 많이 몰려 있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팀장은 “최근 물량이 많은 수도권이라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더 넓은 크기의 아파트를 구할 수 있다”며 “서울과 접근성이 좋은 역세권 중심으로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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