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美‘디플레 차단’-中‘인플레 잡기’…G2의 상반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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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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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2분기 실적발표를 어느 정도 마무리하면서 주식시장의 관심이 2분기 성과에서 경제변수로 다시 옮겨가고 있다. 전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추가적인 경기부양을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뉴욕증시에 이어 한국 등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하는 것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는 중국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를 주목할 만하다. 각국의 물가 상황은 경제활동을 가늠하는 척도이기에 물가 동향에 따라 각국 정부가 대응해야 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금융위기 과정에서 풀어 놓은 유동성은 중국과 미국에서 상반된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5월에 전월 대비 0.2% 하락했는데 이번 주에 발표될 6월 물가도 다소 떨어졌거나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공격적인 금리인하와 유동성 팽창 정책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인플레이션 영역으로 진입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디플레이션의 진입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하반기 미국 수요가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 경기를 부양할 추가 수단도 고려해 봐야 할 시점이다. 재정적자 문제로 정부 지출 확대는 힘들 수 있으나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와 초저금리의 지속은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 입장에서는 디플레이션 압력을 차단하고 성장률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달러화 약세 유도도 고려해 볼 만한 정책 수단이다. 다행히 유로화는 최악의 재정 위험에서 벗어나 강세를 보이고 있고 환율 변화에 가장 소극적이었던 중국 위안화도 절상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는 달리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받아들인 점이 미국으로서는 다행이다. 6월 19일 관리변동환율제도로 복귀한 이후의 중국 위안화 절상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적극적인 경기부양 효과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걱정이 커지고 있다. 6월 중국 소비자물가가 5월의 3.1%보다 높아진 3.3%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직은 위협이 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부동산 경기는 쉽게 식지 않고 있다. 중국 70대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6월에 11.6%로 5월의 12.6%보다 낮아진 것으로 발표되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의 높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고성장과 풍부한 유동성 효과가 합쳐진 인플레이션에 대해 일단은 규제로 대응하고 있다. 아직은 물가 상승 부담이 크지 않고 부동산 이외의 내수경기를 견조하게 유지해야 해 금리인상과 같은 공격적인 긴축정책으로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부동산 과열 억제를 위해 시작했던 긴축정책을 다시 경기부양 쪽으로 선회할 시점은 아닌 듯하다.

고유선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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