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정수기 코디’ 해외서도 통했다

  • Array
  • 입력 2010년 8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웅진코웨이, 말레이시아 진출 4년간 승승장구 지난달 판매 1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중심가의 웅진코웨이 전시장에서 유니폼을 입은 현지 코디가 고객을 방문하기 위해 길을 나서는 모습. 웅진코웨이는 전문성을 강조한 코디 시스템 덕분에 말레이시아 정수기시장에서 진출 4년 만에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 제공 웅진코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중심가의 웅진코웨이 전시장에서 유니폼을 입은 현지 코디가 고객을 방문하기 위해 길을 나서는 모습. 웅진코웨이는 전문성을 강조한 코디 시스템 덕분에 말레이시아 정수기시장에서 진출 4년 만에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 제공 웅진코웨이
말레이시아에서는 ‘한류(韓流)’와 함께 한국을 상징하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웅진코웨이의 ‘코디(Coway Lady·상담사)’가 그것. 웅진코웨이의 정수기와 이를 관리하는 코디 시스템이 현지 진출 4년 만에 승승장구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말레이시아는 주석 광산으로 유명한 나라다. 주석은 정수기 필터 재료로 쓰일 만큼 물 정화능력이 뛰어나지만 역설적으로 말레이시아의 수질은 나쁘기로 악명 높다. 배수관이 열악한 탓이다. 마시는 물은 물론이고 생활용수까지 걸러 사용할 정도이다 보니 정수기 보급률이 60%나 된다.

웅진코웨이는 2006년 5월 현지법인을 세우고 정수기 시장 개척에 나섰다. 현지 업체인 다이아몬드가 정수기 시장을 꿰찬 상황에서 중국 대만의 저가 업체까지 포진해 있었기 때문에 간단치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웅진코웨이는 정수기를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코디 시스템을 비장의 무기로 앞세웠다. 단과 학원과 비슷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우수한 현지인들을 코디로 양성해 정수기를 파는 동시에 관리하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

초기에는 시행착오도 있었다. 이슬람 신도가 많은 까닭에 여성 코디가 남자 혼자 있는 집에 방문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에서 건너 온 가정부가 워낙 보편화되다 보니 주부들이 코디를 가정부처럼 부리려는 바람에 곤란을 겪는 일이 많았다. 렌털에 대한 개념이나 자동이체 시스템이 취약해 렌털비 연체율이 50%가 넘는 것도 문제였다.

웅진코웨이는 이런 난관 역시 코디 시스템으로 돌파했다. 한국에서는 5% 정도에 불과한 남성 코디를 전략적으로 30%까지 늘렸다. 고학력자를 코디로 채용해 전문성을 강조하고, 높은 수입을 보장하자 코디에 대한 현지인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코디의 월수입은 대졸 초임 평균임금(월 80만 원)과 비교해 평균 두 배, 많게는 네 배나 된다. 발로 뛰는 코디들 덕분에 연체율도 10%대로 떨어졌다.

2006년 5명으로 시작했던 코디는 현재 182명으로 늘었다. 방문판매가 보편화된 말레이시아 상황에 맞춰 판매만 전담하는 헬스플래너도 400명이나 된다. 코디와 헬스플래너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2007년 11월에 1000대에 불과했던 월 판매량은 지난달 4000대로 급증했다. 부동의 1위였던 다이아몬드를 누르고 월 판매 기준 1위(6월 기준 시장점유율 22%, 다이아몬드 13%)를 달리고 있다. 누적 렌털 대수도 같은 기간 4000대에서 3만4000대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중산층 이상의 고객들이 한국 제품과 코디 시스템을 선호하는 것도 실적 호조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박재영 말레이시아 법인장은 “현재 누적 시장 점유율은 다이아몬드가 21%, 우리가 5%이지만 2, 3년 안에 우리가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법인은 하반기에 연수기, 생활용수 정수시스템 등 새로운 제품군도 도입할 계획이다. 대중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텔레비전 광고도 시작한다. 현지법인의 목표는 내년에 코디 500명, 2015년에 렌털 100만 대를 돌파하는 것. 웅진코웨이 측은 “말레이시아의 성공은 독창적인 렌털 마케팅 노하우와 코디 시스템이 외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동남아시아시장과 중동시장 개척의 교두보로 삼겠다고 밝혔다.

쿠알라룸푸르=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