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 위험 커져” 비관론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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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재정위기 여진 지속
美도 ‘재정 긴축’ 움직임
IMF “선진국 회복세 둔화”

장기화되는 유로존의 재정위기,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의 긴축 움직임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재정긴축안을 잇달아 발표하는 가운데 미국도 ‘긴축 모드’에 돌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9일(현지 시간) 미 하원 예산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미 연방정부의 적자 규모가 ‘견딜 수 없는(unsustainable)’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경고했다. 버냉키 의장은 “건전한 재정 상태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미국 경제는 향후 금융 안정화는 물론이고 경제의 견조한 성장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3.5% 수준의 성장률을 전망하면서도 최근 유럽 재정위기와 금융시장 불안, 계속되는 고실업률 등으로 미국 경제가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발간된 FRB의 베이지북도 미국 전역에 걸쳐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유럽 재정위기가 미국 경제의 성장률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FRB가 미국 경제 상황을 종합해 1년에 8차례 발간하는 베이지북은 일부 지역에서 유럽의 재정위기가 금융시장과 기업 여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 경제를 보는 시장 전문가들도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월가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의 응답자가 미국은 2011년까지 3% 수준의 성장률과 8.6% 정도의 실업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나도 경제가 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당초 올해 말로 예상됐던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2011년 2월로 미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시노하라 나오유키(篠原尙之)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이날 싱가포르투자청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세계 경제 리스크가 심각하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노하라 부총재는 “대부분의 선진경제에서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가장 큰 우려는 경제 성장을 위한 정책적 지원 여력이 제한되거나 거의 고갈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유럽발 재정위기가 아시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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