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새바람]“이제 코리아는 좁다… 지구촌 곳곳서 블루오션을 개척하자”

  • Array
  • 입력 2010년 5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전력▼
“송배전 컨설팅 등 전영역으로 해외사업 확대-진출지역 다변화”


한국전력공사(KEPCO)의 올해 목표는 ‘이익 중심점(Profit Center)’ 시스템 정착이다. 이익 중심점 시스템은 독립사업부에 재무제표 산출과 예산 편성, 경영·인사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김쌍수 사장은 한전이 그동안 경영효율 개선 동기가 부족하고 ‘블루오션(Blue Ocean)’ 개척이나 글로벌화에 소극적인 ‘비용 중심점(Cost Center)’으로 운영됐다고 진단하고 취임 후 한전을 민간기업과 같이 ‘이익 중심점’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힘써 왔다.

김 사장은 올 초 신년사와 사업소장 워크숍에서 “우리는 비용 중심점에서 이익 중심점으로의 전환점에 와 있다”며 “지난해 얻은 성공 체험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는 이윤 창출을 위한 혁신활동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익 중심점 시스템에서는 우선 예산에 대한 개념이 달라진다. 기존 비용 중심점 시스템에서는 예산 집행이라는 개념으로 예산 확보 후에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예산의 유무가 사업 여부를 결정했다. 또 예산의 적기 집행이나 적정 집행 여부가 주요 관심사항이었다.

하지만 이익 중심점 시스템에서 예산은 사업의 ‘투입요소’로서 투입 대비 성과가 극대화되는 경우에 한해 예산 사용이 가능해졌다. 차기 예산 편성 계획에서도 투자효율, 사업목표 달성, 투입 대비 성과 극대화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예산 편성에 반영한다.

한전 측은 “그동안 매년 12월에 예산을 확정하고 새해가 시작되면 그해 사업계획을 수립해 왔다”며 “하지만 김쌍수 사장은 다음 연도 사업계획(예산 포함)을 전년도 10월 말까지 수립하도록 지시해 사업계획 수립 시기가 2개월 정도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이제 사업의 성과분석과 평가에 역점을 두고 사업계획이나 예산 집행이 효율적으로 되고 있는지 분석하고 평가한다. 각 사업소는 성과 창출과 부가가치 제고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마케팅을 확대하고 인력 운영도 탄력적으로 하고 있다.

보상체계도 달라졌다. 한전은 평가체계를 수익성, 생산성, 효율성 등 이익 중심으로 했다. 조직 단위가 이익 극대화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이도록 했으며, 개인의 성과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는 성과연봉제를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한전은 또 직위와 직급을 분리해 능력 위주로 인사를 단행했다. 경영평가가 하위인 지점장은 부서장 보직을 받았고 팀장 보직을 받지 못한 부장급 직원은 팀원으로 강등됐다. 2009년 강등된 사람은 13명으로, 전체 부장급 이상 인사의 14.6%에 달했다.

한전은 신규 사업 개발 등 다양한 수익 창출을 위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발전 사업 중심에서 송배전 사업, 수력 사업, 녹색기술 사업, 통신 사업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한다.

특히 해외에서 신규 성장 동력원을 창출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전력판매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2009년 기준 5000억 원 수준이던 해외사업 매출액 규모를 2020년까지 27조 원 규모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우선 원자력발전 수출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한전은 지난해 원전 수출을 위한 전담조직까지 갖췄다. 덕분에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에서 원전 4기를 수주했다. 총 계약금액은 200억 달러(약 23조8000억 원). 한전은 이런 원전을 2020년까지 10기 수주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 한 해 경영 목표는 △그린오션 선점 △사업영역 확장 △전력 사업 운영 최적화 △경영시스템 선진화 등이다. 우선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하기 위해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수출형 원전, 스마트그리드 등 8대 핵심 녹색기술을 선정했다. 화력발전사업에 국한됐던 기존 해외 사업을 송배전, 신재생에너지, 컨설팅 사업 등 전 영역으로 확대하고 진출지역도 다변화할 예정이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한국중부발전(주)▼
한국형 火電 기술개발 성공… “차세대 수출상품 만들 것”

2008년 한국중부발전이 받아든 성적표는 988억 원 당기순손실. 하지만 2009년에는 895억 원의 당기순이익이라는 ‘깜짝 반전’을 이뤄냈다. 회사 관계자는 “2008년에는 경제 위기로 인해 순손실을 냈지만 2009년에도 적자를 볼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전 직원들 사이에 퍼져있었다”며 “원가 절감과 신기술 개발에 모든 직원의 역량을 모았고, 결국 2009년에는 순이익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놀라운 성과에도 불구하고 중부발전은 지속적인 수익원과 미래 먹을거리 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부심’을 ‘성과’로

올해 1월 취임한 남인석 사장의 일성은 “그동안의 성과에 만족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남 사장은 “성과에 만족하기보다는 미래 먹을거리 창출을 위해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직원들을 독려했고 중부발전은 미래를 위한 경영방침인 ‘3P-2012' 시스템을 구축했다.

자긍심(Pride), 전문가(Professional), 수익(Profit)의 첫머리를 딴 ‘3P’는 “국가의 전력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전문가다운 업무추진을 토대로 2012년까지 최고의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의미의 표현이다. 회사 측은 “직원 한 명 한 명이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극대화한다면 회사의 수익도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회사의 수익과 개인의 이익이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중부발전은 경영효율화와 원가절감의 최우선 요건인 ‘무고장 운전’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보령화력 3호기는 세계 최초로 ‘4000일 무고장 운전’을 앞두고 있고 보령 4호기와 보령 1호기는 각각 1500일, 1000일 무고장 운전을 달성했다. 특히 ‘당인리발전소’라는 명칭으로 알려진 서울화력발전소는 1980년부터 29년 동안 단 한건의 재해도 발생하지 않은 사업장으로 공식 인증됐으며 올해 11월에는 ‘무재해 30년’의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신기술 개발 역시 중부발전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다. 중부발전은 최근 두산중공업과 국내 최초 1000MW급 초초임계압(USC·Ultra Super Critical) 화력발전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중부발전은 2002년부터 5년 동안 민간과 함께 63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한국형 USC 화력발전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 측은 “2018년까지 9600억 원을 투입해 한국형 USC 화력발전기술을 상용화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차세대 화력발전 전력수출 상품으로 국가와 회사의 새로운 먹을거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국내는 좁다, 해외로

국내 전력산업이 2015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부발전은 일찌감치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미 870MW 규모의 레바논 복합화력 운영사업, 말레이시아 바이오메스 발전사업(20MW) 등을 따냈고 최근에는 660MW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시레본 민자 발전사업에도 진출했다.

회사 측은 “우선 선진국보다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해외 발전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해외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6억 달러의 자금 조달에 성공한 인도네시아 민자발전사업은 향후 해외사업 진출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부발전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 발전시장 진출을 통해 국내 기업의 동반 해외 진출과 이에 따른 고용창출 효과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최고 수준의 발전 운영 능력을 통해 무사고 운전을 이어가는 한편 신기술 개발과 해외시장 공략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력산업 수출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