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주의 부동산 이야기]‘부동산 꾸미기’… 가치는 쑥쑥, 여유는 한껏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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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단독주택과 달리 대문 주변에 땅 한 평 없는 주거 형태이다. 그러나 아파트 현관문 앞 코너의 좁은 공간에 한 뼘 정원을 만들어 갖가지 꽃으로 장식한 집이 간혹 눈에 띈다. 그집 주부나 주인의 격(格)이 높아 보인다. 풍수 측면에서도 집안에 복(福)을 부르는 화단이다.

서울 건물의 옥상들이 매우 깨끗해졌다. 예전에는 건물 옥상의 관리 상태가 폐자재를 쌓아놓는 등 엉망이었으나 언젠가부터 차츰 깨끗해지기 시작했고 최근 서울시에서 보조금까지 주면서 장려한 결과 한 단계 더 발전해 옥상이 작은 정원으로 바뀌고 있다. 관심을 갖고 가꾸면 언젠가는 좋아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 주는 좋은 사례다.

부동산과 미술품이 만나면 부동산 가치가 업그레이드된다. 실내나 로비를 장식한 한 폭의 그림이나 사진, 조각들은 저마다 품고 있는 향기와 품격으로 주위 공간을 아름답게 만든다.

한평생 센 강 유역을 떠나지 않으면서 수많은 수련을 그린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의 작품은 실제 수련보다 더 감동을 준다. 특유의 밝은 색조와 점묘화로 평생 수많은 농원을 그린 이대원 화백의 그림도 실제 여느 과수원이나 농촌 마을 정경보다 더 정겹게 보인다. 이는 작가의 눈을 통해 미적 창의성이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유명 작가의 미술품으로 주택의 거실이나 빌딩의 로비를 장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값이 너무나 비싸기 때문이다. 그 대신 꽃나무나 화초로 부동산을 꾸미는 것이 미술품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선책일 것이다.

꽃이나 화초는 실내뿐 아니라 옥외에 전시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부동산과 어울리는 접점은 미술품보다 더 넓다. 나무 박스로 작은 화단을 만들 수 있고 계절에 따라 좋아하는 화초를 심을 수 있다. 그리 큰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고 조금만 마음을 내면 가능한 일이다. 양재동 꽃시장에서는 다른 물가에 비해 비교적 싼 가격으로 각종 화초와 허브, 꽃나무를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시각을 바꾸면 아름다운 한 폭의 꽃도 자연이 창조한 위대한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 그 색이며 자태가 인공으로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것이어서 아무리 정교하게 조화(造花)를 만들어도 생화(生花)를 따라갈 수 없다.

새봄을 맞아 집 앞에 작은 화단을 만들어보길 권한다. 그리고 그 위에 자연이 만든 위대한 예술작품인 화초를 심어보자. 그러면 그 동네 부동산 값도 올라가게 되고 사람의 마음도 부드러워지는 행복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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