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평면디자인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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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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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자 생각대로 ‘셀프디자인존’ 설계
거주공간 두개로 나눠 방 임대도 가능

벽산건설은 부산 금정구 장전동 벽산 블루밍 아파트 중대형 평면에 임대형 공간을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동그라미 안은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원룸 형태의 분리된 공간이다. 사진 제공 벽산건설
벽산건설은 부산 금정구 장전동 벽산 블루밍 아파트 중대형 평면에 임대형 공간을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동그라미 안은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원룸 형태의 분리된 공간이다. 사진 제공 벽산건설
천편일률적이던 아파트의 내부 평면이 다양해지고 있다. 수년 전만 하더라도 입주자들이 고를 수 있는 평면 디자인은 많지 않았다. 건설사들은 네모반듯한 공간에 획일적으로 방과 거실, 주방을 배치했고 입주자들도 방의 크기나 채광이 가능하도록 전면에 배치된 방과 거실의 수를 따지는 ‘베이(Bay)’의 수로 구조를 평가했다.

여전히 향(向)과 층, 입지가 아파트 선택의 주요 요소이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독창적인 내부 평면 디자인에도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건설사들은 이러한 소비자의 변화를 반영해 독특한 디자인을 내놓고 있다.

SK건설은 올해 대규모 분양을 앞두고 새로운 평면 41건을 개발해 지난해 12월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입주자가 자신의 생활 스타일에 맞춰 연출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의 ‘셀프 스타일 존’을 만들었다. 아파트 내부 안방과 거실 사이, 또는 주방 옆에 빈 공간인 셀프 스타일 존을 두고 취향에 맞게 자녀 공부방이나 놀이방으로 설계할 수 있게 했다. 가족 수가 많은 입주자가 이 공간을 방으로 활용하면 85m²의 경우 최대 5개까지 방을 늘릴 수 있다.

LIG건설은 서울 중구 만리동 서울역 리가와 중랑구 망우동 중랑숲 리가 아파트에 세계 각 도시의 주거 트렌드에서 영감을 얻은 평면을 개발했다. 1인 가구가 많은 일본 도쿄나 친환경, 가족형 공간을 중시하는 스웨덴 등 세계 7개 도시의 주거 스타일을 국내 아파트 평면에 적용했다. 서울역 리가는 도심에서 근무하는 맞벌이 부부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해 뉴욕을 테마 도시로 정하고 뉴욕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도입했다. 또 아이와 함께 보낼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부부를 위해 아이를 위한 공간을 강화했다.

LIG건설 상품개발팀 정인섭 팀장은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구조에 입주자가 맞춰 살았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개성 없는 평면에 수요자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며 “개성을 중시하는 수요자를 고려해 건설사들이 다양한 평면 개발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 1300여 채를 분양한 한양 수자인 아파트의 평면도 수요자의 관심을 끌었다. 59m² 단일 평형이었지만 한양은 같은 면적에 7가지 다른 평면 디자인을 선보였다. 특히 59m² ‘G타입’ 평면은 스튜어디스나 공항 직원 등 1인 가구를 겨냥해 한 채를 두 개의 거주공간으로 나눈 임대형 평면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같은 시기 벽산건설도 부산 장전동의 벽산 블루밍 아파트를 임대형 평면으로 분양했다. 아파트 입지가 부산대 앞이라는 점에 착안해 132m² 이상의 중대형 평면에 원룸 형태의 공간을 배치해 입주자가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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