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PB “올 최고 투자처는 적립식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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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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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명에게 들어본 ‘경인년 재테크’

“한국-중국 양대 증시 유망 리스크 관리가 성패 좌우 원자재펀드도 관심둘 만”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분산투자에 주력하라.”

재테크 전문가들은 효율적인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2010년 한 해의 투자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출구전략에 따른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사태 이후 유럽의 경제 불안,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 하락 등 글로벌 금융위기의 잔재가 곳곳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목표 수익률을 연 15% 이하로 낮추고 투자 금액과 기간, 상품, 지역 등을 철저하게 분산투자하는 ‘관리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세의 혜택을 받게 될 유망 자산에 능동적으로 투자하라는 조언도 적지 않았다. 국내 시중은행의 대표 프라이빗뱅커(PB) 20명에게 ‘2010년 새해 재테크 전망’을 들어봤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올해 가장 유망한 재산 증식 방법으로 일제히 펀드 투자를 꼽았다. 은행 PB 20명 가운데 19명은 “2010년 주식시장은 출구전략 등으로 변동성이 있지만 본격적인 실물경기 회복세로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적립식펀드에 투자하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 1억 원을 투자할 경우의 추천 포트폴리오’에 대한 재테크 전문가들의 의견을 평균한 결과 △펀드 3900만 원 △은행 예금 및 적금 2550만 원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금융상품 1025만 원 △원자재 관련 상품 850만 원 △주식 직접투자 625만 원 △파생상품 475만 원 △채권 350만 원 △금 관련 상품 225만 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에 따른 기대수익률은 지난해보다 낮춰 보수적으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올해 적정 목표 수익률로 7명이 ‘연 5∼10%’, 11명이 ‘연 10∼15%’라고 답했다. 엄원야 한국씨티은행 개인영업추진부 SKY CE는 “올해는 작년보다 목표 수익률을 낮춰 장단기 투자 금액을 먼저 정한 뒤 지역, 기간을 나눠 분산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펀드 투자 유망 지역으로는 한국과 중국(각각 17명·복수 응답)이 가장 많이 꼽혔다. 한국은 증시가 저평가된 데다 경기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기 때문. 또 국내 증시가 지난해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지수에 편입된 데 이어 올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에도 편입될 가능성이 있어 외국인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올해도 높은 경제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와 해외 펀드의 이상적인 투자 비중은 ‘7 대 3’(10명)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정보 습득이 더 쉬운 국내 투자에 무게를 두는 게 좋다”는 것이다.

‘원자재 관련 상품에 투자를 권하는가’라는 질문에는 3명이 ‘매우 권한다’, 12명이 ‘권한다’고 답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라 원자재 수요가 늘고 있고 인플레이션에도 대비할 수 있기 때문. 이제환 하나은행 방배서래골드클럽 센터장은 “다만 원자재는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기대 수익률을 낮추고 자산의 10% 정도를 원금보장형 상품 중심으로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올해 투자할 만한 펀드로는 원자재에 투자하는 블랙록자산운용의 ‘블랙록월드광업주펀드’와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국내 주식형 펀드인 한국투신운용의 ‘한국네비게이터펀드’가 각각 가장 많은 추천(5명)을 받았다.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격이 급등했던 금 투자에 대해서는 7명이 “장기적인 달러 약세로 금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며 ‘권한다’고 답한 반면 6명은 “이미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 ‘권하지 않는다’고 답해 의견이 엇갈렸다.

유망 부동산 투자처로는 정부 규제완화 혜택이 기대되는 재건축 아파트가 가장 많은 추천(7명)을 받았다. 하지만 ‘투자할 부동산이 없다’는 부정적 답변(4명)도 적지 않았다. 또 20명 가운데 11명은 올해 전국 집값이 0∼10%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인응 우리은행 PB사업단 수석부부장은 “두바이 사태와 같은 잠재적 불안요인이 남아있는 만큼 은행 예금 적금 같은 투자 안전판을 확보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 예·적금은 출구전략에 따른 금리인상 시기에 맞춰 단기상품을 눈여겨보라는 전문가가 많았다. 박승호 국민은행 평촌PB센터 팀장은 “금리가 오르더라도 소폭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3개월 미만 단기로 자금을 운용하기보다는 6개월 이상 예금에 넣어두라”고 조언했다. 17명의 PB들은 금리인상에 따라 채권 투자는 ‘권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금리가 오를수록 채권 가격은 반대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또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심한 때일수록 저평가된 자산에 투자할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송재원 신한은행 방배PB센터 팀장은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뒤쫓아 투자하기보다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나 상품을 먼저 찾아 투자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신문을 읽으며 통찰력을 키우고 5년 이상 쓰지 않을 여유자금으로 투자에 나서보라”고 권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설문에 참여한 은행 PB▼

▽국민은행=김진기 대치PB센터 팀장, 문용술 목동PB센터 팀장, 박승호 평촌PB센터 팀장, 이흥두 강남PB센터 팀장

▽우리은행=김인응 PB사업단 수석부부장, 박승안 전태구 투체어스강남센터 부지점장, 백현학 투체어스서초센터 부지점장

▽신한은행=김치홍 잠실PB센터 팀장, 송재원 방배PB센터 팀장, 안원걸 강남PB센터 팀장, 유상훈 스타타워PB센터 팀장

▽하나은행=박동규 아시아선수촌골드클럽 PB팀장, 이보훈 도곡PB센터 PB팀장, 이인숙 목동골드클럽 PB팀장, 이제환 방배서래골드클럽 센터장

▽한국씨티은행=엄원야 황경일 개인영업추진부 SKY CE(PB팀장)

▽외환은행=심기천 장준영 PB영업추진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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