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기만 있고… 조리사 없고… 한인만 찾고…

  • Array
  • 입력 2009년 12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정부 ‘한식 세계화’ 美-中-日-베트남 첫 현장조사

《“ 한식당은 값은 비싼데 청결하지 못한 식재료를 쓰고 오래된 반찬을 내놓습니다.”(미국 뉴욕의 한식당 손님 A 씨) “한식은 너무 맵고 반찬 종류가 많습니다.”(베트남의 한식당 손님 B 씨) 일본의 ‘스시’와 이탈리아의 ‘파스타’ 등 세계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과 비교할 때 한식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21일 컨설팅업체 액센추어가 농림수산식품부의 용역을 받아 작성한 ‘한식 세계화를 위한 정보조사 현황’에 따르면 미국에서 한식 선호도는 조사 대상 11개국 음식 가운데 8위 수준에 불과했다. 한식을 선호하지 않는 원인으로는 ‘맛과 메뉴의 현지화 부족’(41.3%), ‘식당 위생에 대한 불신과 어수선한 분위기’(15.3%), ‘음식 가치에 비해 높은 가격’(12.5%) 등이 꼽혔다.

이번 조사는 농식품부가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한 한식 세계화 전략을 정교화하고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이뤄졌다. 미국 중국 베트남 일본을 방문해 한식 선호도와 한식당 현황 등을 파악하고 전화 조사도 벌였다. 정부가 해외 한식당의 실태 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양권에서는 한식이 선호도 상위를 차지했다. 중국에서는 한식 선호도가 1위였으며 일본에서는 이탈리아, 중국 음식 다음으로 3위를 차지했다. 베트남에서는 1위인 중국 음식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최근 젊은 층 중심으로 인기를 끈 한국 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해외의 한식당 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뉴욕 시카고 댈러스 등 4개 도시의 외국 음식점 수를 조사한 결과 한국 음식점은 312개로 조사 대상 11개국 음식점 가운데 10위에 그쳤다. 반면 같은 아시아계인 중국 음식점은 2886개로 2위, 일본 음식점은 1483개로 4위였다.

한식이 세계인들에게 확산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한식당 중 한국 손님이 절반 이상인 곳은 61%였고, 베트남은 8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기구이 중심의 식당이 미국은 48%, 중국은 70%에 이르는 등 해외 한식당의 메뉴가 고기구이와 탕류에 치우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미국은 전체 조리인력의 80%, 중국은 90% 이상이 한식 관련 자격증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