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펀드, 리스크 고려 분산투자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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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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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환경테마펀드보다 수익률 좋지만 변동성 커
주식형펀드의 10∼30% 내 종목별로 옥석가려 투자를

19일 폐막한 덴마크 코펜하겐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5)를 계기로 환경테마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록 이번 회의에서 구속력 있는 온실가스 감축량 목표를 정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각국의 대처 방안이 쏟아지면서 관련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환경테마펀드는 크게 풍력, 태양광, 바이오연료, 재생에너지와 같은 대체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와 수질관리, 오염관리 등을 포함한 물펀드가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국내 녹색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녹색성장펀드가 대거 선보였다.

이미 환경테마펀드는 2007년 중순에 크게 인기를 끈 적이 있다. 환경 관련 테마가 미래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주로 해외 기업에 투자하는 물펀드, 대체에너지펀드가 속속 출시됐다. 2007년 4월 설정된 삼성투신운용의 ‘삼성글로벌Water증권자투자신탁1[주식](A)’은 설정액이 1876억 원, 비슷한 시기에 설정된 알리안츠자산운용의 ‘알리안츠GI글로벌에코테크증권투자신탁[주식](C/A)’도 905억 원이나 된다.

투자자가 몰리면서 2007년 물펀드 설정액은 1조 원까지 도달했지만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현재는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대체에너지와 물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거의 없지만 이들 산업의 특성상 초기 사업비가 크고 이윤이 확보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서 수익률은 저조한 편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8일 기준 일반 해외 주식형펀드 771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55.91%인 데 비해 해외 녹색테마펀드 수익률은 20∼30%대다.

제로인 이수진 연구원은 “환경테마펀드는 주로 투자 대상이 선진국이라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수익률이 저조했다”며 “단기적인 관점에서 높은 수익률을 바라고 투자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해외의 환경테마펀드와 달리 올해 선보인 국내 녹색성장펀드의 수익률은 양호한 편이다. 일반 국내 주식형펀드 763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이 49.09%인 데 비해 녹색성장펀드의 수익률은 50%대다.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신경제그린코리아증권투자신탁1(주식)CLASS C’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58.16%, 흥국운용의 ‘흥국녹색성장증권투자신탁[주식]A-1’은 55.07%다.

전문가들은 녹색성장펀드가 특정 업종에 투자하는 테마펀드의 일종이므로 업황 변화에 따른 변동성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즉, 주력 펀드로 선택하기보다는 분산 효과를 높이는 차원에서 접근하라는 것이다.

푸르덴셜증권 원소윤 연구원은 “녹색성장펀드는 편입 종목이 중소형주가 많아 펀드별 수익률 편차가 큰 만큼 어떤 종목에 투자하는지 체크한 뒤 선택해야 한다”며 “녹색산업에만 투자하는 게 불안하다면 국내 주식형펀드 중에서 투자 편입 비율의 10∼30% 이내에서 녹색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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