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특별기획] 2009 베스트 마케팅 상위 브랜드 3대 특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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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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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공격적으로
- 경쟁의 틀 흔들어라
- 영 트렌트 즉각 반영

전문가 그룹-대학생 127명 설문 분석
게임룰 바꾸는 혁신, 시장 선도자 만든다

올 한 해 국내 시장에서는 밤하늘의 별처럼 많은 브랜드와 상품이 태어났다. 하지만 새로운 브랜드(상품)가 살아남아 하늘을 밝힐 확률은 바다거북의 알이 어른으로 자랄 확률보다도 낮다. 따라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브랜드(상품)는 경영자에게 큰 교훈을 준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2009년 한 해 동안 뛰어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 브랜드(상품)를 알아보고, 이들의 성공 비결을 탐구하기 위해 ‘2009 베스트 마케팅’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는 단순히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에 순위를 매겨 시상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았다. 올 한 해 선구적인 마케팅 활동을 한 브랜드(상품)의 성공 비결을 분석하고 관련 지식을 축적해 기업과 학계에 도움을 주려는 목적으로 조사와 분석을 했다.

○ 창의적 광고-새로운 시도로 성과

종합 평가에서는 KT의 쿡(344점)과 SK텔레콤의 생각대로T(259점), 기아자동차의 디자인 캠페인(131점), 삼성전자의 애니콜 햅틱 아몰레드(120점), 대한항공의 미주·중국 노선(115점)이 1∼5위를 차지했다.

쿡과 생각대로T는 톡톡 튀는 창의적인 광고 캠페인을 지속해 소비자들의 친밀도를 높였다. 기아차는 성능과 연료소비효율, 가격 등을 강조했던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디자인을 선도한다는 새로운 브랜드 아우라(독창적인 브랜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애니콜 햅틱 아몰레드는 화려한 영상과 음악을 곁들인 광고로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대한항공은 노골적인 메시지를 지양하고, 취항 지역의 풍광을 중점 소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미주·중국 노선 수요를 촉발하는 혁신적 접근법을 보여줬다. 이는 특정 여행지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대한항공을 연상케 하는 기법, 즉 2차 연상 전략이다.

○ 부문별 마케팅 활동 평가

① 기발한 발상(또는 역발상)이 돋보이는 마케팅
=쿡, 서울우유 등이 상위에 올랐다. 쿡은 ‘집 나가면 개고생’이란 도발적 문구의 티저 광고로 주목을 끌었다. 서울우유는 그동안 우유 패키지에 유통기한만 표기했던 관행을 깨뜨리고 ‘제조일자’를 표기했다. 이는 수면 아래에 있던 제품의 속성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으며, 소비자에게 신선도 측면에서 강한 신호를 주는 ‘시그널링 효과’를 통해 시장의 판도를 바꾼 사례다.

② 시장 세분화·타기팅·포지셔닝(STP) 전략=오리온의 건강과자 마켓오와 농심켈로그 스페셜K, 동서식품 맥심 T.O.P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마켓오는 참살이(웰빙)를 중시하는 젊은 여성층을 공략했으며, 스페셜K는 다이어트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에게 ‘고칼로리 음식으로 알려진 시리얼도 다이어트 식품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맥심 T.O.P는 기존 제품의 주 타깃인 중장년층에서 탈피해 커피 시장 확장을 주도하는 젊은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③ 틈새시장 공략=한국야쿠르트의 헛개나무 프로젝트 쿠퍼스와 마켓오, 한국맥도날드의 맥카페가 꼽혔다. 쿠퍼스는 숙취에 좋다는 헛개나무 열매를 첨가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그동안 마케팅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중장년층을 틈새시장으로 공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맥카페는 커피의 준거가격을 바꿔놓는 가격 리더십을 발휘했다.

○ 3가지 시사점

이번 조사에서 각 부문 상위에 오른 브랜드의 특징을 종합하면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① 광고의 힘은 여전히 크다=KT의 쿡과 SK텔레콤의 생각대로T가 종합 평가에서 상위에 오른 것은 광고 커뮤니케이션이 인지도에 미치는 영향력이 여전히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켈러의 브랜드 지식 모델에 따르면 브랜드 자산은 인지도와 이미지로 구성된다. 통신 서비스 등 일상생활에서 빈번히 사용하는 ‘저관여 일상생활형 상품’에서는 인지도가 브랜드 자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런 제품은 소비자가 머릿속에서 가장 먼저 떠올린다는 사실만으로도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행사할 수 있다.

② 게임의 룰을 바꾸는 혁신이 선도자를 만든다
= 서울우유와 기아차, 스페셜K는 새로운 제품 속성을 강조해 경쟁 방향을 바꿔 시장을 선도했다. 이들은 그동안 시장에서 간과됐거나 새로운 속성(서울우유는 제조일자, 기아차는 디자인, 스페셜K는 다이어트)을 제시했다. 소비자 행동 이론 가운데 하나인 피시베인 모델에 따르면, 고객의 태도에 영향을 미치려는 기업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속성’ 측면에서 차별화하거나,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브랜드에 대한 인식(인지도)을 높이려는 전략은 ‘레드오션’에 가깝다.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데다 경쟁자가 금방 따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신에게 유리한 속성을 강조하거나 새로운 속성을 만들어내면 경쟁자가 쉽게 따라오지 못해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다.

③ 소비 트렌드 변화를 읽고 재빨리 대응하라=LG텔레콤 오즈는 젊은층의 휴대전화 사용 패턴이 음성 통화에서 데이터 사용으로 옮아가는 추세를 빨리 파악해 저렴한 요금제로 시장을 넓혔다. 스페셜K는 간편한 아침 식사를 원하면서도 다이어트로 고민하는 젊은 여성층의 수요를 알아내고 ‘체중 조절용 시리얼’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

○ 설문 조사 방법


이번 설문은 응답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마케팅 전문가(교수, 연구원, 마케팅 및 광고 실무자)를 1차 대상으로 삼았으며, 젊은 소비자 집단을 대변하는 대학생들을 비교군으로 추가했다. 총 127명이 설문에 참여했으며 문항은 2009년 최고의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고 판단되는 브랜드 1∼5위를 묻는 ‘종합 질문’과 기발한 발상, 창의 혁신, STP 전략, 고객 만족 등 11개 세부 분야에 대한 ‘다차원 질문’으로 구성했다. 설문 결과를 놓고 DBR 제작진과 전문가들은 업계에 시사점을 주는 5개의 사례분석 대상을 선정해 성공 요인을 집중 분석했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marnia@dgu.edu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 이 기획 기사의 전문은 동아비즈니스리뷰(DBR) 47호(2009년 12월 15일자)와 홈페이지(www.dongabiz.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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