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납품 의존 - 열악한 투자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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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이어가려면 풀 숙제도 많아
2007년 투자액 1조2000억
獨 보쉬의 20% 수준 그쳐
M&A통해 몸집도 키워야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의 구애(求愛)가 이어지는 등 국내 부품업체들의 성장세가 눈부시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수직계열화에 따른 양극화, 낮은 수출비중, 열악한 규모 등을 국내 부품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보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따르면 2007년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의 연구개발 투자액은 총 1조2000억 원으로 세계 최대 부품업체인 독일 보쉬의 20%(52억 달러)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는 국내 부품업체들이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에 대한 납품에만 의존해 규모를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부품업체들의 수출 비중은 지난해 21.2%로 일본(44.3%) 미국(46.7%) 유럽(34.9%) 등보다 크게 낮다.

최근 현대차가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 계열사를 통해 수직계열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부품업체들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체 계열 부품업체의 영업이익률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반면 비계열 부품업체의 영업이익률은 하락하는 등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2000∼2008년 현대차 계열인 현대모비스는 영업이익이 2025억 원에서 1조1865억 원으로 6배 가까이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현대차의 1차 부품업체인 D사 영업이익은 36억 원 흑자에서 48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부품업체 간 인수합병을 촉진해 규모를 키우고 수출비중을 높여서 질적, 양적 경쟁력을 높이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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