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독주 견제’ 얼마나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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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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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車 내수시장 전망
기아 ‘풀 라인업’으로 도약 꿈꿔
GM대우 점유율 높이기 사활
르노삼성 뉴SM5 돌풍 기대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독주가 심화되는 가운데 나머지 자동차업체들이 반격을 선언하고 나섰다. GM대우자동차는 GM 본사의 구조조정 문제 등으로, 쌍용자동차는 대규모 장기 파업사태 등으로 올해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는 수모를 겪었다.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보다 점유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지만, 현대차가 선보인 신형 쏘나타의 거센 바람을 막지는 못했다. 2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내년 자동차 수출물량이 올해보다 12.2% 늘어나는 반면 내수는 노후차 교체지원 종료 등으로 2.2%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시장을 둘러싼 자동차업체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내놓는 ‘비장의 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GM대우 실지 회복에 나서

올해 10월 새로 부임한 GM대우차의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취임 직후 △내수시장 공략과 △스피드 경영을 핵심 경영전략으로 내걸었다. GM대우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0.1%에서 올해(1∼10월) 8%로 밀려 르노삼성차(9.4%)에도 추월당한 데 따른 것이다. 이는 GM 본사가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가고 GM대우차가 유동성 부족에 시달렸던 영향이 컸다.

자동차업계에선 최근 GM 본사가 GM대우차의 주력 모델인 라세티 프리미어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해외 현지공장에서 양산키로 결정하면서 GM대우차가 점차 내수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GM 본사가 내년 4월부터 미국에서 라세티 프리미어 생산을 시작하면 GM대우의 수출물량이 점차 줄어들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1∼10월 GM대우의 수출물량은 33만9953대로 전체 생산량(42만5178대)의 약 80%에 이른다.

이에 따라 GM대우는 외환위기 이전까지 형제 회사였던 대우자동차판매와의 딜러 계약을 전격 해지하고, 지역총판제로 전환하는 강수를 뒀다. 대우자판이 갖고 있던 판매권을 전국 8개 지역에서 4개로 줄이고, 대신 다른 딜러 업체를 세워 판매경쟁을 시키겠다는 것이다. 대우자판은 강력히 반발했지만 결국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어 이를 승인했다. 이와 함께 아카몬 사장은 20명가량이 참석하던 임원회의 인원을 절반으로 줄여 스피드 경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 르노삼성 기아차, 비장의 신차로 반격

르노삼성차도 현대차가 YF쏘나타로 바람을 일으키자 자사(自社)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SM5의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5년 만에 내놓는 SM5의 풀 체인지 모델을 내년 1월로 앞당겨 출시하기로 했다. 차종이 SM7과 SM5, SM3, QM5의 네 종류에 불과한 르노삼성차로서는 주력인 SM5의 후속모델 출시는 사운이 걸린 문제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차는 신형 SM5의 외관을 유럽형으로 크게 바꾸고, 내부에는 스마트카드 시스템, 장애물 감지센서, 조이스틱형 내비게이션 등 첨단 품목을 대거 장착할 계획이다. 신형 SM5 마케팅을 위해 1일 경기 용인시의 중앙연구소를 언론에 처음 공개한 것도 신차에 대한 르노삼성차의 높은 기대를 보여준다.

기아차는 준대형 세단인 K7 출시로 ‘풀 라인업’ 체제를 갖추면서 내수 시장 점유율을 한 계단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기아차는 2001년 ‘포텐샤’ 단종 이후 8년 만에 준대형차 시장에 재진입해 경차 모닝부터 대형차 오피러스까지 모든 차급을 갖추게 됐다. 업계에선 풀 라인업 체제가 다양한 소비성향을 만족시켜 판매율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일각에선 현대차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내수시장에서 긴장도를 높이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경쟁을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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