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트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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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하는 것 같으면 부르르 떨어서 잠을 깨워주거나 진동으로 운전 방향을 알려주는 ‘햅틱 인터랙션 시트’, 충돌 전 상황을 파악해 승객을 보호하는 ‘프리세이프 시트’…. 5일 열린 ‘현대·기아자동차 시트 연구개발(R&D) 심포지엄’에서 선보인 자동차 좌석 관련 최첨단 기술들이다. 김승일 현대·기아차 차량개발3센터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시트는 차에 타는 고객에게 최초이자 최후의 접점 포인트”라며 “그만큼 최신 기술과 소재의 적용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충돌 정도-운전자 자세 0.2초안에 감지 안전장치 작동시켜
좌석안 공기주머니 평소엔 마사지 기능, 사고땐 운전자 보호

○ 누가 누가 안마 더 잘하나

실제로 요즘 럭셔리 세단의 좌석은 첨단 과학의 경연장을 방불케 한다. ‘더 편하게, 더 안전하게’를 추구하며 적용하는 기술들은 전자공학에서 인체공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최근에는 쾌적한 온도 설정과 마사지 기능 등이 홍보 포인트가 된 모양새다.

폴크스바겐의 대형 세단 ‘페이톤’ 등은 내부 좌석의 온도를 마치 분리된 공간처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렉서스 ‘LS460L’은 적외선 체온 감지 센서로 뒷좌석 탑승자의 신체 온도를 읽어내 바람을 그에 맞게 조절한다. 푸조의 하드톱 컨버터블 ‘308CC HDi’는 지붕을 연 상태에서도 운전자 주변 온도를 설정할 수 있게 만들었다. 에어웨이브 시스템을 작동하면 한겨울 눈밭에서도 따뜻한 바람을 쐬며 떨지 않고 폼 나게 ‘뚜껑 열고’ 달릴 수 있다.

마사지 기능도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BMW ‘뉴 7시리즈’의 경우 등받이 회전 유닛이 어깨와 허리를 안마하는 수준을 넘어서 좌석 바닥도 위 아래로 움직이며 둔부 근육의 긴장까지 풀어준다는 설명이다. 항공기 1등석처럼 머리 받침대를 조절할 수 있으니 마사지를 받는 동안 편히 기대 잠을 청할 수도 있다. 포드자동차의 ‘2010년형 토러스’도 등, 허리, 엉덩이에 에어쿠션이 장착된 좌석에서 허리 받침이 여섯 방향으로 움직이며 운전자의 피로를 달래준다.

○ 0.2초 안에 충돌 정도 파악

메르세데스벤츠 ‘S600L’과 ‘S63 AMG’ 등에 적용된 ‘다이내믹 컴포트 시트’에서는 좌석 안에 든 공기주머니들이 평소에는 마사지 기능에 사용되다가 사고 위험이 감지되면 저절로 팽창해 탑승자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도 한다. 사고가 날 것 같으면 좌석들도 에어백 작동에 가장 좋은 자세로 자동으로 위치를 바꾼다.

재규어의 ‘2010년형 XKR 컨버터블’ 좌석에는 사고가 나면 0.2초 안에 충돌 정도와 운전자의 자세, 안전벨트 사용 여부를 파악해 가장 적절한 안전장치를 작동해주는 시스템이 있다. 잘못 터진 에어백 등으로 말미암아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다.

국산 자동차들의 좌석도 나날이 고급스러워지는 추세다. 현대차 신형 ‘에쿠스’와 쌍용자동차의 ‘체어맨W’는 모두 VIP석에 마사지 기능과 냉난방 통풍 시스템 등을 갖췄다. 신형 ‘쏘나타’는 뒷좌석에도 열선이 내장됐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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