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개 권역중 35곳 수질개선-습지 100곳중 54곳 영향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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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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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영향평가 주요 내용
● 공사기간 수질관리
오염 저감땐 식수공급 문제없어
● 생태계 악영향 최소화
중요 습지 보전깵 84곳 새로 조성
천연기념물 등 68종 서식처 마련
● 예측모델-환경기준 논란
보 운영조건 불명확깵 신뢰성 의문
준설 간격 최소 5km→2km로 줄여

《환경부가 8일 발표한 ‘4대강 살리기 사업 환경영향평가’ 결과는 야당과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해온 환경 파괴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보증서’인 셈이다. 사업을 추진해도 환경적으로 현 상태보다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전문가들이 학문적으로 뒷받침한 만큼 정부의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전 구간 수질 개선 효과

국립환경과학원이 수질 예측 모델링을 실시한 결과 4대강 사업 구간 총 66개 중권역(수질관리지역) 중 수질예측을 실시한 39곳 중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과 총인(조류 성장을 촉진시켜 수질 오염과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물질) 농도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 곳은 35곳으로 대부분 수질이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환경부는 강조했다. 반면 남한강 하류의 BOD 개선효과는 0.03mg(1.83→1.80)에 불과해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효과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

환경과학원은 남한강 지류인 평창강, 낙동강 합천댐, 금강 용담댐 등 총 27개 중권역은 수질예측을 실시하지 않았다. 환경부는 “해당 중권역들은 2006년에도 이미 사업 후 목표수질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나 수질예측 자체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공사 중 수질 관리를 위해 준설공사는 최소 2km 이상의 간격을 유지한 채 실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공사장에는 공사 기간 내내 자동측정센서를 설치해 수질 변화도 실시간으로 파악하도록 했다. 보(洑) 설치에 따른 수질관리 방안으로는 강바닥 부분의 물을 강제로 흐르게 하는 ‘저층수 배제 시설’, 공기를 공급하는 ‘수중 폭기(曝氣) 시설’, 태양광을 이용한 물 순환 장치 등을 설치하도록 했다. 환경부 측은 “이런 오염 저감방안을 수립하면 공사 중 부유물질 농도가 L당 10mg 이하로 관리돼 공사 중 식수 공급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환경단체에서 강바닥 준설토를 쌓아놓으면 악취가 심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한 부분도 평가 결과 문제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환경과학원은 설명했다. 그러나 혹시 모를 악취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필요할 경우 탈취제를 살포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 검증 논란은 계속될 듯

환경과학원은 이번 평가를 하면서 ‘갈수기 때는 관리수위를 2m 낮춘다’는 것 외에 개별 보에 대한 정확한 가동 조건을 반영하지 않았다. 보 운영 조건은 수질 관리의 핵심 조건 중 하나인 만큼 앞으로 수질 예측 모델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은 계속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낙동강 안동댐, 낙동밀양 등 일부 중권역에서는 수질관리 예산이 줄었을 때 예측 수질이 더 깨끗해지는 것으로 나타나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7월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수질관리 예산 6조6000억 원 기준)에 따르면 안동댐 지점의 2012년 예측 BOD는 L당 0.8mg이었으나 이번 환경영향평가 결과(수질관리예산 3조9000억 원)에는 0.7mg으로 개선됐다.

강바닥을 긁어내는 준설공사의 경우 기존에는 공사구간 사이의 거리를 최소 5km 이상 떨어뜨리도록 했으나 이번 발표 때는 최소거리가 2km로 줄어드는 등 일부 환경관리 기준이 오히려 약화됐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 중요한 습지는 원형 보전…보호동식물 대책도 마련

4대강 사업 구간에 위치한 습지는 모두 100곳.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 결과 총 54곳의 습지가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면적으로 계산하면 총 6827만여 m² 중 855만여 m²로 12.5%에 해당한다. 하천별로 영향을 받는 습지는 △남한강 20곳 중 13곳 △낙동강 38곳 중 21곳 △금강 10곳 중 2곳 △영산강 32곳 중 18곳이었다.

환경부는 전문가 자문을 받아 보전가치가 높은 습지는 원형 그대로 보전하거나 사업 내용을 일부 조정해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낙동강 상류 달성습지나 하류 감노·박진교 습지는 하도준설선 조정을 통해 원형을 그대로 보전할 계획이다. 금강 장암·외암습지는 준설선을 변경해 영향을 줄이고 낙동강 해평습지는 철새가 주로 서식하는 모래톱을 보전할 방침이다. 습지 훼손으로 강변 생태계가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총 84곳의 습지도 새로 조성한다.

환경부는 사업구간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은 동물 65종, 식물 2종, 무척추동물 1종 등 총 68종류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다. 이 대책에 따라 각 지방국토관리청은 착공 전 돌무더기나 자연 굴 등 야생동물이 숨거나 새끼를 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 철새가 대규모로 찾아오는 겨울철에는 공사 강도를 늦춰 소음 등으로 인해 철새가 달아나는 것을 막고 인근에 먹이 터도 만들어야 한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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