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317개 협력사 ‘상생’ 1743억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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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4일 03시 00분


대기업-中企 기술협력 ‘성과공유제’ 알찬 성과
2009 상생협력주간 개막

전남 광양시에 본사를 둔 ㈜달성은 ‘태핑 바(Tapping Bar·용광로에서 생산한 쇳물을 뽑아내기 위해 구멍을 뚫는 도구)’ 등을 생산해 포스코와 해외 제철회사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157억 원이다. 이 회사 제품 가운데 2007년 18억 원이던 태핑 바 매출은 올해 27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 회사에서 생산하는 태핑 바의 품질이 좋아지면서 포스코에 납품하는 물량이 늘어난 데다 호주 등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었던 때문이다.

○ 대기업과 협력회사가 함께 이룬 품질 개선

이 회사가 태핑 바의 품질을 개선하는 데는 포스코 연구진의 도움이 컸다. 품질 개선을 궁리하던 이 회사는 2006년 포스코의 ‘테크노 파트너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포스코와 포스텍(포항공대)의 박사급 전문 연구원이 한 달에 한 차례씩 이 회사를 방문해 기술과 디자인, 재질 등에 대해 무료로 컨설팅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현재까지 모두 105명의 연구원으로부터 29차례의 컨설팅을 받았다. 포스코의 시험 설비를 무료로 이용한 것도 품질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 이렇게 개발한 제품은 포스코가 일정 기간 구매를 보장해줘 마음 놓고 품질 개발에 투자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또 포스코의 ‘성과 공유제(Benefit Sharing)’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협력업체가 납품하는 제품의 품질을 높이거나 새 공정을 개발해 생산 원가를 절감하게 되면 그 일부를 협력업체에 보전해 주는 제도다. 달성은 태핑 바의 품질을 높이는 한편 고로에 구멍을 뚫는 방법도 개선했다. 고로에 구멍을 뚫을 때 쓰던 ‘타격 방식’은 진흙으로 만든 고로 벽에 균열을 가져올 수도 있었지만, 태핑 바를 회전시켜 뚫는 방법을 개발하면서 이런 피해를 줄였다. 최재원 달성 대표는 “2007년 개발한 이 공법으로 포스코는 연간 1억7000만 원 정도의 생산 원가 절감 효과를 봤다”며 “올해까지 4억 원 정도의 ‘보상비’를 받았다”고 말했다.

○ 실질적 도움 되는 ‘상생 지원’ 중요

2004년 국내 최초로 성과 공유제를 도입한 포스코는 총 317개 협력업체와 이 프로그램을 진행해 1743억 원의 원가를 절감했다. 이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모범적인 상생 모델을 구축한 공로로 박명길 포스코 상생협력센터 사무국장과 최재원 달성 대표는 3일 ‘2009 상생협력주간’ 개막식에서 정부로부터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이사장 윤종용)과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이사장 정병철)가 주관하는 행사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에 따르면 올해 30대 그룹이 중소기업에 지원한 ‘상생 협력 금액’은 지난해보다 28.7% 늘어난 2조6002억 원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중소기업 지원이 늘어나고 있는 데 환영하지만 여전히 단순 자금 지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점에는 아쉬움을 표시했다. 실제로 올해 ‘상생 협력 금액’의 71.3%인 1조8534억 원이 협력업체의 자금 지원이다.

유재준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은 곧 기업의 생존을 담보하는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부각될 것”이라며 “앞으로의 상생 협력은 일방적인 지원이 아닌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모두 발전하는 ‘윈윈 관계’가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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