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 개선’에 은행들 활짝 웃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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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도 3분기 당기순이익 2888억원으로 껑충

3일 신한은행을 끝으로 주요 시중은행의 올해 3분기(7∼9월) 실적이 모두 발표됐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국내 ‘빅4’ 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 규모는 1조1421억 원으로 2분기(7658억 원)보다 49.1% 늘었다. 주요 은행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낸 것은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면서 이자이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에 따른 연체율 감소 등으로 은행이 부실에 대비해 쌓아놓는 대손충당금이 크게 줄어든 것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 깜짝 실적…NIM 개선 효과

3분기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888억 원으로 2분기(2020억 원)보다 43% 늘었다. 우리은행은 2분기보다 140% 증가한 4110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국민은행도 2분기 2227억 원에서 3분기 2312억 원으로 늘었다. 1분기 3050억 원의 적자를 냈던 하나은행은 2분기 1698억 원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3분기도 2111억 원의 흑자를 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의 공통점은 NIM의 개선이 순이익 확대를 이끌었다는 점이다. NIM은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수익뿐만 아니라 채권 등 유가증권에서 발생하는 운용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한 수익성 지표. NIM이 개선됐다는 것은 은행의 핵심 이익인 이자이익이 늘었다는 뜻이다.

신한은행은 3분기 NIM이 3.05%로 2분기보다 0.28%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은행도 NIM(1.72%)이 전 분기보다 0.29%포인트 급등하면서 순이자이익이 922억 원 늘었다. 우리은행도 3분기 1.80%로 전 분기보다 0.15%포인트 높아졌다.

3분기에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상승세를 탄 반면 기존 고금리 예금은 만기가 돼 은행들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면서 NIM이 개선됐다.

○ 경기 회복세로 대손충당금 줄어

3분기 대손충당금이 줄어든 것도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이다. 은행들이 상반기에 이미 기업 구조조정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아둔 데다 최근 경기회복세로 신규 연체율이 하락하면서 대손충당금 부담이 줄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연체율 증가율이 3월부터 둔화돼 3분기에 작년 9월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안정됐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3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520억 원으로 2분기(4600억 원)에 비해 약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우리은행도 2766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2447억 원이나 줄었다. 하나은행은 외환 관련 파생상품의 손해에 대비해 2분기에 625억 원을 쌓았지만 3분기에는 환율이 안정되면서 579억 원이 오히려 환입됐다.

다만 국민은행은 2분기 3746억 원에서 3분기 4056억 원으로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늘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았다고 보고 3분기에도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은행이 금융위기의 악몽을 털고 실적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NIM이 개선되긴 했지만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는 여전히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CD금리가 4%대까지 상승하고 조달비용이 더 개선돼야 NIM이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4분기 경기가 불투명한 데다 구조조정을 미룬 기업이 다시 부실화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황헌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은행들은 부실채권 비율을 1%로 낮춰야 하기 때문에 부실채권을 매각하거나 상각하면 4분기 실적이 오히려 3분기보다 악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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