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up KOREA]해외로 미래로… ‘세계최강’ 중후장대 산업의 부활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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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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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과감한 투자로 차세대 에너지 산업 선두주자가 되자”


현대중공업은 최근 조선경기 침체로 인한 극심한 수주가뭄의 돌파구로 풍력발전, 플랜트 사업에서 찾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는 ‘레벨 업’ 전략이다.

이를 위해 불황 중에도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1057억 원을 투자해 전북 군산 군장국가산업단지에 13만2000m² 넓이의 국내 최대 풍력발전기 공장을 완공하고 이달 1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 공장에서 1.65MW(메가와트), 2MW, 2.5MW 등 연간 600MW 규모의 풍력발전기를 생산하며, 향후 해상 풍력발전기도 만들어 2013년까지 연간 800MW 규모로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충북 음성에 위치한 태양광 2공장도 가동을 앞두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연간 60MW 규모의 태양전지와 80MW 규모의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또 이달부터 모듈 생산규모를 연간 200MW로 확대하고, 제2공장이 완공되는 올해 말까지 태양전지 생산도 연간 330M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모듈, 태양전지 모두 국내 1위에 해당하는 최대 규모다.

또 내년부터 KCC와 합작으로 설립한 KAM(Korea Advanced Materials)에서 연간 2500t 규모의 폴리실리콘과 100MW 규모의 잉곳(금속을 주형에 넣어 굳힌 틀)과 웨이퍼도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폴리실리콘에서부터 잉곳, 웨이퍼, 태양전지, 모듈, 발전시스템까지 태양광 전 분야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플랜트 사업부문도 최근 중동에서 연이어 대형 공사 수주를 따내며 주요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 9월 미국 GE와 함께 쿠웨이트 수전력청으로부터 총 공사 금액 26억 달러(약 3조420억 원) 규모의 사비야 가스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이 회사가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수행 중인 육상 플랜트 공사의 총규모는 60억 달러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은 또 해상 플랜트 부문 강화를 위해 세계 최초로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 전용 도크인 ‘H도크’도 올 4월 완공했다. H도크 완공으로 기당 15억∼20억 달러에 이르는 해양설비인 FPSO 건조기간을 1개월 이상 단축하고 생산원가도 15% 이상 절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한국 하루 사용량에 맞먹는 2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저장하는 초대형 FPSO 12척 중 7척을 수주하는 등 이 분야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STX그룹▼
위기의 조선업, 親환경산업 통해 ‘레벨 업’


STX그룹의 경영철학은 ‘꿈을 세계에서 이룬다’이다. 이에 따라 STX의 각 계열사들은 글로벌 경영 강화를 통해 금융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최근 중국 다롄에 종합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세계 최대 크루즈선 업체인 STX유럽 경영권을 완전 인수해 글로벌 생산체계를 완성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선박 수주도 잇따라 10월에는 벨기에 JDN그룹으로부터 준설선과 매립선 등 특수선 3척 수주에 성공했다. STX유럽도 올해 카자흐스탄 선사로부터 쇄빙예인선 3척을 수주한 데 이어 군용 수송함(헬리콥터 캐리어) 및 PSV 선박 등을 연이어 수주했다.

STX중공업은 풍력발전설비 제조업체인 하라코산 유럽을 인수하고 STX윈드파워로 사명을 변경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진출했다. 첫 수주에도 성공해 루마니아 민간발전사업자인 아트라 에코와 2MW급 풍력발전설비 6기에 대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달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억 달러 규모의 일관공정 철강플랜트 건설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STX건설은 4월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총 1억8700만 달러 규모의 종합 해양리조트 건설사업 ‘누라이 섬 개발 프로젝트’ 를 수주했다. 작년 4월 같은 지역에서 1억8000만 달러 규모의 대형 주택단지 조성 프로젝트를 통해 성공적으로 중동시장에 진출한 STX건설은 “이번 누라이 프로젝트를 통해 중동권 건설시장에 안착함과 동시에 향후 전개될 해외 개발사업 및 대형리조트 건설시장도 선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STX의 전 계열사는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를 극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7권역으로 나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현지화 전략과 함께 권역 간 시너지 창출 극대화 전략을 사용해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STX 측은 “새내기 직원들에게는 국제경쟁력을 키워주기 위한 ‘글로벌 파이어니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는 주임, 대리급 사원들을 6개월간 해외 각지에 파견해 현지 문화를 경험하고 신사업 기회를 발굴토록 하는 교육”이라고 말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각국 정상 및 글로벌 고객사 대표와 지속적인 회동을 가지며 STX 글로벌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STX 관계자는 “‘좁은 국내 시장에서 몇 등이냐를 놓고 다투기보다 광활한 해외시장을 잡아야 산다’는 말은 강 회장이 임직원들을 만날 때마다 하는 말”이라고 전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두산중공업▼
전세계 7권역으로 나눠 현지화 전략 적극 추진


‘친환경 에너지 기술에 미래를 걸었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 및 녹색에너지 설비 확충 움직임에 발맞춰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특히 주목하는 기술은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 최근 유럽, 미국 등 선진국들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기업, 가정 등 각국이 적극적인 탄소배출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에 따라 향후 화력발전소 사업에서도 CCS기술이 필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와 관련한 원천기술 확보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2006년 말 세계적 발전설비 기술을 보유한 영국 미쓰이 밥콕(현 두산 밥콕)을 인수했으며, 작년 9월에도 두산 밥콕과 공동으로 관련 기술을 갖고 있는 캐나다 HTC사의 지분 15%를 인수해 기술사용 협약을 체결했다. 최근 두산 밥콕은 세계 최초로 40MW급 발전에서 CCS기술 실험에 성공해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두산중공업은 연소 전 석탄을 합성가스로 전환한 뒤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석탄가스화 복합발전(IGCC)’ 기술 개발에 있어서도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국책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한국서부발전과 함께 300MW급 실증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이 같은 저탄소 기술들을 통해 2013년 이후부터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신규 수주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풍력,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내년 중 아시아 최초로 3MW급 육해상 풍력발전시스템을 상용화할 예정이며, 2012년 상용화를 목표로 300KW급 발전용 연료전지도 개발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물을 전기분해할 때 나오는 수소와 산소를 다시 결합해 전기에너지와 열, 물을 생산하는 저공해 고효율 발전시스템이다.

두산의 친환경 기술 강화 노력은 2012년 건설기계분야 세계 3대 업체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개발하고 있는 22t급 ‘하이브리드 굴착기’는 에너지 효율은 35% 높이고 배기가스는 35% 줄이는 획기적 제품이다. 평소에는 디젤엔진을 사용하는데, 남은 동력은 전기로 저장했다가 과부하 작업 시 사용해 엔진 출력을 보충한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이 굴착기를 하루 10시간씩 연 200일 정도 사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대당 연간 1700만 원 정도의 연료비(경유 L당 1300원 기준)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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