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파생상품시장에 뜨거운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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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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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시카고 선물옵션 엑스포 국내 관련사 11곳 참가
내달 개설 ‘코스피선물 야간시장’에 큰 기대감
美정부-업계, 원유 등 규제범위 놓고 신경전

25회 선물옵션 엑스포가 21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개막했다. 많은 관람객이 한국거래소 전시장을 찾아 한국의 파생상품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특히 11월 개설되는 코스피200선물 야간시장에 큰 관심을 보였다. 시카고=연합뉴스
25회 선물옵션 엑스포가 21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개막했다. 많은 관람객이 한국거래소 전시장을 찾아 한국의 파생상품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특히 11월 개설되는 코스피200선물 야간시장에 큰 관심을 보였다. 시카고=연합뉴스
“지금까지의 조치는 가라앉는 배를 항구로 데려오는 것이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배를 고쳐야 할 시기가 왔다.”(게리 젠슬러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미국 정부의 규제가 지나치면 영국 런던 등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찰스 케리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부회장)

21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에서는 파생상품업계의 대표적인 연례행사 중 하나인 미국 선물산업협회(FIA)의 25회 선물옵션 엑스포가 열렸다. 이번 엑스포에서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인 파생상품에 규제를 강화하려는 정부 방침과 규제가 지나치면 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충돌했다.

○ ‘규제 강화’ vs ‘규제 과잉’

젠슬러 위원장은 기조연설에서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장외파생상품이 위기를 불러온 만큼 위험을 줄이고 투명성을 높이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나친 규제가 미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어제(20일) 유럽연합(EU)이 파생상품 규제 방침을 밝힌 것을 비롯해 다른 나라들도 규제에 나서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최근 미국 하원 소위원회를 통과한 규제법안을 언급하면서 △파생상품은 거래소를 통해서만 청산 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원유 등 에너지 선물은 매매 한도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젠슬러 위원장은 연설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파생상품 이용이 불가피한 농산물 회사 등을 제외하고 헤지펀드, 금융회사, 투자펀드 등이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젠슬러 위원장이 자리를 뜨자 업계의 반론이 쏟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은 필요하지만 선물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안만 25개 이상 논의되는 지금 상황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미국과 유럽에서 대중을 만족시키기 위한 포퓰리즘적 파생상품 규제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참석자는 “미국 정부가 건강보험 개혁과 온실가스 감축 방안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파생상품 규제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부의 규제를 기회로 삼아 파생상품시장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견해도 일부 있었다.

○ 코스피200선물 야간시장에 관심 집중

7000명 이상이 방문한 이번 엑스포에는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삼성증권 등 국내 11개 금융투자 관련 기관 및 회사가 참가해 한국 파생상품시장을 홍보했다. 미국과 유럽이 파생상품 규제를 논의하고 있는 데다 금융위기로 아시아의 위상이 높아진 덕분에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컸다. 특히 해외 파생상품업계 관계자들은 한국거래소와 CME그룹이 11월 16일부터 개설하는 코스피200선물 야간시장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야간시장이 열리면 국내외 투자자들이 전자거래 시스템으로 주간시장이 마감된 이후에도 선물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한국거래소는 먼저 야간거래를 원하는 한국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거래를 활성화한 뒤 마케팅 등을 통해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대상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금융투자협회 오영석 이사는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보다 엑스포 참석자가 크게 늘었다”며 “탄소배출권 등 각 분야에서 파생상품 활용 폭이 계속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 금융회사들이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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