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실적에 웃다 울다 웃다… 내일은?

  • Array
  • 입력 2009년 10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 어닝시즌 다우 연일 출렁
S&P500소속 기업 중 79%
실적 웃돌아 일단 안도
향후 매출 지속 여부가 관건

미국 뉴욕 증시가 기업들의 3분기(7∼9월) 실적 발표에 따라 ‘울고 웃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는 일단 ‘합격점’이라는 게 월가 안팎의 시각이지만 향후 미국의 확실한 경기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9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는 기업실적 호재를 등에 업고 강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하루 만에 10,000 선을 회복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96.28포인트(0.96%) 상승한 10,092.19에 장을 마쳤다.

이날도 뉴욕 증시는 개장 초 지수별로 등락이 엇갈리는 혼조세를 보이기도 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의 대형 지방은행인 BB&T의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미디어그룹인 개릿과 부품업체인 이튼의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고, 다우종목인 캐터필러에 대한 실적 전망치 상향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증시는 이내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 구성종목이자 중장비 업체인 캐터필러가 6%나 급등하며 다우지수 상승은 물론이고 투자심리를 크게 끌어올렸다. 장 후반에는 이날 장 종료 후 실적을 발표하는 애플과 반도체칩 메이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실적 기대감까지 살아났다. 실제로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이익과 매출을 발표했다. 7∼9월 순이익이 16억7000만 달러였다. TI도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순이익(5억3800만 달러)을 냈다.

이처럼 기업 실적에 따라 뉴욕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는 현상이 최근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14일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칩 메이커인 인텔과 JP모간체이스의 예상보다 좋은 3분기 실적으로 다우지수가 1년 만에 10,000 선을 돌파했다. 이어 15일에는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과 IBM이 개선된 실적을 발표해 약세를 보이던 뉴욕 증시에 힘을 불어넣었다. 16일에는 제너럴일렉트릭(GE)과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예상에 못 미치는 순이익과 매출을 발표하면서 이틀 만에 10,000 선이 깨졌다. 월가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에 따른 뉴욕 증시 등락 현상이 이번 주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톰슨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실적을 발표한 61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 가운데 79%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일단 미국의 3분기 어닝시즌은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적 회복이 미국의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며 추후 매출이 얼마나 늘어나는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으로 이익을 내는 데 멈추지 않고 매출이 늘어야 기업들의 장기적 수익기반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미국 증권리서치 회사인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이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향후 매출이 늘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은 기업이 70%에 이른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글로벌 IT업계 ‘V자형 회복’ 기대감
애플과 구글, IBM, 인텔 같은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이 잇따라 기대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IT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IT 기업이 글로벌 경제회복의 강장제가 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빠른 회복세와 향후 전망을 집중 분석했다.

실제 IT 산업은 지난해 경제위기 이후 가장 빠르게 실적을 개선하며 실물경제 회복을 이끌고 있는 분야다. 월가의 투자자들이 이 분야에 주목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월 이후 70% 가까이 올랐을 정도다. 정부와 업계의 기술분야 투자가 급감한 상태이지만 금융상황이 호전되면 곧 경제위기 이전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의 앤드루 바텔 포레스터 대표는 “IT 분야의 투자는 빠르게 다시 늘어날 것이고, 이는 전형적인 ‘V’자형을 그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개도국을 중심으로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최근 4년간 기술 신제품 소비의 절반 이상은 신흥국에서 이뤄졌다.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과 함께 통신 네트워크나 금융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기술 수요가 크게 늘었다.

FT는 “경제위기를 이겨낸 IT 기업이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의 확대 등을 통해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이후의 성장세는 과거 거품을 불러왔던 IT 랠리와 다른 차원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