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로컬화 전략, 베트남 사로잡다

  • 입력 2009년 9월 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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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주차장 - 놀이시설
젊은 고객들 유인 효과

1호점 月 3∼7% 매출↑
한국제품 판매도 급신장

2008년 12월 베트남 호찌민 시에 문을 연 롯데마트 베트남 1호점(남사이공점)은 처음에 한국 상품을 별로 갖추지 않았다. 첫 진출이어서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2개월이 지나면서 현지인들은 ‘고객 소리함’을 통해 “한국 상품이 별로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여기에 고무된 롯데마트는 한국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베트남에서 한국 라면과 소주 등은 인기상품으로 떠올랐다. 한국 상품 수출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 베트남 진출 성공에 고무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한 롯데마트의 글로벌전략이 회사의 매출 증대는 물론 한국 상품의 수출을 늘리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는 터를 매입하고 건축하는 방식(그린필드 방식)으로 처음 진출한 남사이공점이 성공하자 크게 고무돼 있다. 남사이공점은 개점 이후 월 매출액이 3∼7%씩 성장하고 있다. 월평균 매출액은 약 37억 원. 2월 구매 고객은 하루 평균 4830명이던 것이 7월에는 6092명으로 늘었고 특히 공휴일(베트남 독립기념일)인 9월 2일 하루에는 1만3000명을 넘어서며 일일 매출액 2억7000만 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 제품의 신장세도 눈에 띈다. 제품별로는 농심 ‘신라면’이 4월 매출액과 비교해 7월 매출액이 13배 증가했고,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은 18배 늘었다. 초반에 300여 개에 불과한 한국 제품을 8월 현재 1200여 개까지 확대했으며, 평당 약 200만 원이었던 매출액은 250만 원으로 뛰었다.

○ “철저한 로컬화가 곧 글로벌 전략”

남사이공점의 성공은 철저한 현지 분석을 통한 로컬화가 핵심 배경이다. 베트남은 연평균 7%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롯데 베트남쇼핑 법인의 홍평규 법인장(46)은 “베트남에는 젊은 사람들이 많은 반면 아직 이렇다할 놀이 쇼핑 문화시설이 없다”며 “이 점을 파고들어 남사이공점에는 한국에 없는 볼링장, 당구장, 오락실, 영화관 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현지인들이 오토바이를 많이 타는 점을 감안해 오토바이 전용 주차장과 세차장, 헬멧 보관대 등을 갖춘 점도 특징이다.

롯데마트는 10년 내에 30여 개 점포를 열고 이후 최대 58개 정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말까지 호찌민에 2호점을 열 계획이며, 하노이 등 3곳에 추가 점포 개점을 위한 절차도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해외 3개국 30개 점포에서 약 1조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아시아 1등 유통업체’에 오른다는 목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롯데마트를 ‘착한 기업’으로 인식시키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판단이다. 홍 법인장은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하여 각종 자선 후원 활동을 통해 롯데마트가 베트남에 이로운 기업이라는 인식을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호찌민=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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