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원자력이다]‘값싸고 깨끗한’ 원자력이 정답!

  • 입력 2009년 6월 25일 02시 55분


《“2030년까지 원자력 발전소 11기를 추가로 건설해 전체 발전시설 가운데 원전 비중을 41%까지 끌어올리겠습니다.”

지난해 8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관 국제회의장. 이날 발표된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의 주인공은 바로 원자력이었다. 이날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계획은 화석에너지의 비중을 크게 낮추는 대신 2030년까지 원자력 등 저탄소에너지 비중을 확대한다는 것.

지식경제부 당국자는 “고유가 상황,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 규제 등을 감안해 나온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1986년 옛 소련 체르노빌에서 일어난 원전사고, 핵폐기물 처리장에서 나타난 지역 이기주의 현상…. 그간 우리 삶 속에서 나타난 원자력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인 면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현실, 갈수록 강화되는 국제적 환경규제 등이 맞물리면서 ‘대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에너지 안정성 확보에 원전필수” 영국-러시아 등 긍정적태도
‘저탄소 녹색성장’위해 한국정부도 장기추진 확정

정부가 원자력에 대한 청사진을 꺼내놓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지구온난화를 예방하는 친환경 저탄소에너지,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갖춘 경제에너지 등으로 원자력은 지금 이미지 변신 중이다. 왜, 지금 원자력일까?

#1 총리도 인정한 경제위기 극복 에너지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원자력에 대해 “에너지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전을 새롭게 짓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원자력이 국가 경제 성장의 중요한 동력임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세계 지도자들이 원자력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기 때문이다.

1978년 고리원전 1호기가 가동된 이후, 30여 년간 원자력 발전을 통해 국내에 생산된 전기는 총 2조 kWh에 이른다. 같은 기간에 원자력이 아닌 석유를 사용했더라면 약 155조 원이 더 들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돌 정도로 원자력의 발전단가는 싼 편이다.

kWh당 원자력은 단가가 34.8원으로 석유의 약 3분의 1 수준이며, 에너지 생산을 위해 필요한 연간 연료비도 LNG보다 40배가량 저렴하다.

또 원자력은 국제적 환경규제 정책에 가장 잘 부합하는 저탄소 에너지 중 하나로 꼽힌다.

2006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발표에 따르면, 원자력발전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태양광, 풍력 에너지보다도 적다.

현재 국내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2006년 기준 5억9950만 tCO2(이산화탄소톤)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중 1위이며 세계 전체로는 9위를 차지하고 있다.

#2 국내 원자력 기술개발도 ‘고고씽’

그렇다면 우리의 원자력 산업 현황은 어떨까? 가장 눈에 띄는 지표는 바로 ‘원자력 설비용량(1771만6000kWh) 세계 6위’.

1993년부터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해외 원자력 기관들과 협력을 벌여 온 우리나라는 2007년 말 4억8800만 달러의 원전기술 및 기자재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또 원전 설계, 원전연료 공급 기술 부문 등에서도 세계적인 명성을 떨쳐 왔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이 진행하는 원전 운영기술의 경우 평균 이용률이 2000년 이후 연속으로 90% 이상을 달성해 세계 평균 이용률(70%대)보다 20% 가까이 웃돌고 있다.

향후 원자력 연구개발은 △원자력 안정성 확보 △원자력 지속가능성 확대 △녹색성장 구현을 위한 원자력 선진 기술 개발 및 산업화에 초점이 맞춰진 상태.

현재 국내 원자력 개발 업체들은 ‘파이로프로세싱’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사용한 핵연료를 파이프로세스 건식처리로 재가공한 후 소듐냉각고속로를 통해 연료로 재활용하는 기술.

이것이 상용화되면 원자로에서 나온 사용후 핵연료의 양이 약 20분의 1로 줄어들고 핵연료에 포함된 독성 역시 1000분의 1로 감소된다. 결과적으로 소듐냉각고속로에서 재활용 시 우라늄 이용률이 100배 이상 높아진다.

#3 원자력 확대를 위한 정부의 노력

2007년 5월, IAEA는 각료 회의를 통해 “원자력은 지구온난화의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선언하였다. 그간의 원자력에 대한 중립적 입장에서 벗어난 셈이다.

IAEA는 2030년까지 30개국에서 약 300개에 달하는 원전이 새로 건설된다며 700조 원 규모의 원자력 신규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 위기 속 탈출구로서, 지구온난화로 대표되는 환경 문제의 해결사로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 역시 마찬가지.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말 제255차 원자력위원회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고유가, 기후변화협약에 대비하기 위해 ‘미래 원자력시스템 연구개발 장기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이는 지식경제부가 내놓은 ‘국가에너지기본계획’과 궤를 같이하는 장기 계획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정상회담을 가진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위한 공동비전’을 통해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이용에 대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자 이 대통령이 평소에 강조해 온 정책, 바로 ‘저탄소 녹색성장’. 그 중심에 서 있는 원자력은 그렇게 전 세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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