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DESIGN]해외업체 ‘품격과 파격’

  • 입력 2009년 6월 8일 02시 50분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은 제품의 경쟁력이 성능, 가격 못지않게 디자인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깨달은 기업이기도 하다. 세계 경기 침체가 예고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들 회사가 내놓은 제품에는 빼어난 디자인으로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어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 “전통과 현대를 한 몸에”… BMW 뉴 Z4

세계 시장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최근 국내에도 선보인 BMW ‘뉴 Z4’. BMW의 대표적인 로드스터 모델인 이 차량은 올해 초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의 ‘아이즈온 디자인 어워드’와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 중 하나로 꼽히는 독일의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받았다.

두 디자인 어워드가 높이 평가한 것은 뉴 Z4가 75년 전통의 BMW 로드스터를 현대적인 세련미로 해석했다는 점이다. 로드스터란 지붕과 좌우측 유리창이 없는 2인승 자동차. BMW 측은 “BMW 로드스터 중 처음으로 접이식 하드톱이 적용된 뉴 Z4는 정통 로드스터의 완벽한 비율과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곡선들이 절묘하게 결합된 외관 디자인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낮은 차체와 강렬한 측면 라인, 차의 폭을 강조하는 트렁크 라인 등이 감각적이면서도 고급스럽다는 평가다.

○ “스포티하면서 우아할 수 있다”… 폴크스바겐 CC

폴크스바겐의 4도어 쿠페인 CC는 올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자동차 부문 1등상을 받은 모델이다. 폴크스바겐의 디자이너들은 CC의 디자인이 2가지 고정 관념을 깨뜨렸다고 설명한다. ‘4도어로는 쿠페의 날렵한 라인을 살릴 수 없다’는 것과 ‘스포티함과 우아함은 양립하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이다. 그동안 폴크스바겐 차량의 디자인에 대한 대중적인 이미지는 단순하면서 앙증맞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CC가 처음 소비자들에게 선보였을 때에는 “폴크스바겐이 드디어 변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강렬한 앞모습, 유선형의 몸매, 낮은 천장 등이 기존의 폴크스바겐 모델들에 비해 호사스럽고 감각적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CC의 가장 큰 디자인적 특징은 옆 라인에 있다. 유려하면서도 역동적인 근육질로, 창문 아래의 선은 ‘토네이도 라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앞모습도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보닛의 조화가 기존의 폴크스바겐 모델들보다 훨씬 ‘강하다’는 인상을 준다. 세단의 고급스러움과 쿠페의 날렵함을 함께 지닌 얼굴이다.

○ “위풍당당 남성미”…크라이슬러 300C 시그니처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올해 4월 스페셜 에디션 ‘300C 시그니처’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300C 시그니처 시리즈는 크라이슬러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기존 300C에 프리미엄 사양을 갖춰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모델. 디자인 면에서 300C의 가장 큰 특징은 웅장한 라디에이터 그릴로 남성미를 강조한 전면부다. 사람 얼굴로 치면 코나 입에 해당할 그릴에서 300C는 다른 브랜드의 어떤 모델보다도 훨씬 크고 대담했다. “공상과학영화 속 거대 로봇에서 느끼던 운치”라는 말이 나올 정도. 300C 시그니처는 그물 형태(메시 타입)의 디자인을 도입해 300C를 대표하던 요소로 꼽히던 이 그릴을 더 세련되고 당당하게 표현했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 헤드램프의 디자인에는 보석 디자이너도 참여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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