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中企 300개 - 핵심인력 70만명 육성

  • 입력 2009년 5월 27일 02시 49분


‘미래 먹거리’ 풍력발전 산업2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된 ‘신성장동력 박람회 2009’를 찾은 관람객들이 신재생 에너지관에 전시된 풍력발전기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 먹거리’ 풍력발전 산업
2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된 ‘신성장동력 박람회 2009’를 찾은 관람객들이 신재생 에너지관에 전시된 풍력발전기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17개 신성장 동력 사업 세부 내용

스타브랜드 조기 상용화
200개 정책과제 확정
민간투자에 성패 달려
“일부사업 장밋빛” 지적

정부가 26일 밝힌 ‘신성장동력 종합 추진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62개 스타브랜드를 정했다는 점이다. 이는 17개 신성장동력 중 특정 사업을 정해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의미다. 또 신성장동력을 기술전략, 인력양성, 중소기업 지원 등 기능별로 구분했고, 정부 차원의 지원액(24조5000억 원)도 구체적으로 밝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제부터는 민간 투자가 얼마나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17개 신성장동력이 실제 ‘미래 먹을거리’로 자리 잡기 위해선 민간기업의 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 선택과 집중

정부는 62개 스타브랜드를 정하고, 그 아래 1200여 개 핵심기술과제를 선정했다. 스타 브랜드는 해당 신성장동력의 미래 대표사업으로 신시장 창출이 유력한 것을 뜻한다. 신재생에너지 등과 같은 분야는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정부의 예산과 정책지원을 효율적으로 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17개 신성장동력 산업 중 교육과 의료, 관광, 금융 등 서비스 분야를 뺀 13개 산업에서 스타브랜드를 선정했다. 예를 들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선 태양전지, 연료전지, 해양바이오 등 6개 스타 브랜드를 정했다. 스타 브랜드를 조기에 상용화할 수 있도록 200개 정책과제도 확정했다. 태양전지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과제로 단기적으로 실리콘 태양전지를 집중 육성하고, 장기적으로는 유기 태양전지의 고효율화 및 태양광 장비 국산화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인력양성과 중소기업 육성 계획도 밝혔다. 정부는 향후 10년 동안 70만 명 규모의 핵심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고등교육 특화사업 등 4개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2013년까지 신성장동력과 관련된 글로벌 중소기업 300개를 만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세계시장 점유율 10위 이내이고 연간 수출액 5000만 달러 이상인 중소기업을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 의료, 교육은 고부가서비스로 육성

정부는 스타브랜드에서 빠진 의료, 교육, 관광 등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세부추진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서비스 산업은 국내총생산(GDP), 고용, 수출 확대 여지가 크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의료분야는 글로벌 헬스케어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제기준에 따른 의료기관 국가인증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교육 분야는 매년 8%대 성장하는 e-러닝 시장을 활성화하고, 외국 교육기관 유치를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녹색금융 부문은 배출권거래소를 조기에 구축하고, 대출 심사 때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면 우대를 하는 방법 등으로 활성화할 계획이다.

○ 회의적인 시각도

정부는 5년 동안 24조5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신성장동력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일종의 ‘마중물’ 성격이다. 기업들이 활발한 투자가 뒤이어야 제대로 힘을 받아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 경제위기로 주요 기업들이 신규투자를 줄이고 유보금을 쌓아두는 상태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성장동력 자체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부처 고위 관료를 지낸 기업의 한 임원은 “태양전지, 해양바이오 등 사업이 얼마나 투자 대비 사업성을 가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시화공단에서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부품의 소재를 만드는 기업의 사장은 “당장 시화공단만 해도 일본에서 소재를 100% 수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융합, 로봇 등 뜬구름 잡는 미래 산업에만 투자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그린-첨단기술 총집결… 연료전지차 부스 붐벼
킨텍스 신성장동력 박람회

26일 오후 ‘신성장동력 박람회 2009’가 열린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전시실. 이날 오전 10시에 박람회를 개막한 탓인지 관람객이 많지 않아 통로는 한산했다. 하지만 160여 참가 기업이 만든 부스 570여 개에서 정부와 업계가 이 박람회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엿볼 수 있었다.

정부는 이날 ‘신성장동력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킨텍스에서 박람회도 열었다. 그린수송시스템관, 신재생에너지관, 로봇응용관 등 17개 신성장동력에 맞춘 각 전시관이 생겼고, 관련 기업이 함께 들어섰다.

관람객이 가장 북적인 곳은 현대·기아자동차 부스.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조형물과 하이브리드차 실물이 전시돼 있었다. 특히 차량 절반을 들어낸 연료전지차 조형물은 수소탱크, 전력분배기, 연료전지 제어기 등 부품들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줘 큰 인기를 끌었다. 가격을 묻는 관람객도 많았다.

삼성전자는 에너지 절감형 액정표시장치(LCD)를 선보였다. 올해 선보인 LCD는 기존 제품보다 발광다이오드(LED) 부품을 45% 줄이면서 전력 사용량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고 한다.

LG CNS와 토지공사는 U-시티 서비스를 선보였다. U-시티는 도시의 모든 분야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언제 어디서나 각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도시를 뜻한다. 도우미는 “버스 도착시간을 손쉽게 알 수 있고, 원격 진료로 병원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7개 신성장동력 분야에서 가장 많은 기업이 참여한 곳은 신재생에너지 분야다. 태영건설, 포스코건설, 한국해양연구원 등 21개 기업이 참여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로봇응용과 고도물처리산업, 바이오제약, 정보기술(IT) 융합시스템 분야에도 15개 내외의 기업이 참여해 각종 서비스와 제품을 선보였다.

하지만 융합관광 및 MICE(Meeting·기업회의, Incentives·포상관광, Convention·컨벤션, Events·국제행사), 글로벌교육서비스 분야에는 각각 한국관광공사, 글로벌교육서비스 등 1개 기관만 참여했다. 관람객도 거의 없었다. 정부가 신성장동력으로 꼽기는 했지만 관련 기업 및 기관이 많지 않아 본격 육성하기가 쉽지 않음을 읽을 수 있다.

고양=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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