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고창을 유기농제품 메카로”

  • 입력 2009년 5월 25일 03시 05분


“느그들 참 장허다.” 한 축사에서 목장주가 애틋한 눈길로 젖소를 쓰다듬으며 던지는 한마디. 14명의 목장주가 직접 출연해 화제를 모은 이 광고에 등장하는 유기농 유제품 ‘상하목장’이 시장에 선을 보인 지 1년이 됐다. 매일유업은 22일 상하목장이 생산되는 전북 고창군 상하 유기농 우유 생산공장에서 기념 간담회를 열었다.

○쉽지 않았던 유기농 우유 생산

정종헌 매일유업 사장(사진)은 이 자리에서 “유기농 제품 ‘상하목장’이 1년 만에 유기농 우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며 “시판 초기 27% 점유율에서 현재 50%로 압도적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농가의 경쟁력은 유기농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농가들을 꾸준히 설득한 끝에 얻은 결실”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상하목장에서 이룬 성과의 공을 목장주들에게 돌렸다. 3년 전인 사업 초기 유기농에 적합한 환경을 가진 고창 지역 80여 농가를 상대로 유기농 사업 설득 작업을 벌였지만 최종적으로 14곳만 남았다. 정 사장은 “기존 농법보다 유기농 농법은 비용도 비용이지만 깨끗한 물에 자연퇴비로만 기른 풀을 먹여야 하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참여 농가에서 관행농법 때의 수익만을 남기기로 합의해줘 진행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 때문에 L당 최고 7000원을 웃도는 시중 유기농 우유와 차별화해 4000원대의 낮은 가격에 내놓을 수 있었다고 했다. 목장주 14명 중 한 명인 김정대 사장도 “그동안 부드러운 먹이만 먹던 젖소들이 거친 유기농 풀을 먹으면서 시름시름 앓다 죽기도 했다. 대견하게 이겨낸 소들은 더 건강해졌지만 전환기 6개월 동안은 정말 힘들었다”며 “그래도 유기농은 농가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 하길 잘했다”고 소회를 털어놓았다.

○떠먹는 요구르트 시장도 공략

과감한 투자도 한몫했다. 매일유업은 상하공장의 설비투자에 96억 원을 쏟아 부었다. 우유 생산 전 공정을 사람 손 탈 일 없이 자동화한 것은 물론 2차 오염을 막는 무균화 공정 시스템과 특수 필터를 설치해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또 제품 신선도를 높이기 위해 매일 오전 8시 14곳 유기농 목장에서 원유를 받아 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정 사장은 “2년째인 올해 유기농 제품 매출이 200억 원을 넘어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에는 500억 원까지 매출을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재 하루 18t의 유기농 우유를 생산하고 있지만, 고창 지역 다른 농가들의 참여를 유도해 생산량도 계속 늘릴 계획이다. 고창을 유기농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게 정 사장의 목표다.

한편 매일유업은 이날 간담회에서 떠먹는 요구르트 시장을 공략할 계획도 내놓았다. 정 사장은 “전체 발효유 시장은 줄었지만 떠먹는 발효유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며 “무색소, 저지방 신제품을 선보여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신제품 ‘퓨어(Pure)’는 김연아 선수를 모델로 한 광고와 함께 다음 달부터 시중에 판매된다.

고창=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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